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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강원도내 ‘임시·일용직' 급증, 일자리 정책 문제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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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이 불안정한 임시·일용직 근로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도내 취업자는 2020년 대비 1만5,000명 증가한 80만9,000명이다. 연간 통계 첫 공시시점인 2000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고용률도 61.4%로 0.6%포인트 뛰었다. 수치만 보면 고용시장은 불황을 벗어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도내 임시 근로자도 대폭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시 근로자는 14만6,000명으로 전년(13만2,000명)보다 1만4,000명 급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14만7,000명)과 여파가 지속됐던 2009년(15만3,000명)에 이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같은 해 강원도 내 일용 근로자도 전년보다 9,000명 늘어난 4만7,000명으로 2010년(5만3,000명) 이후 11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이 개선됐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지만 비정규직 수치와 종합적으로 비교하면 장밋빛 고용시장의 속살이 드러난다. 지난해 도내 상용 근로자 수가 전년과 동일한 37만5,000명에 머문 점을 감안하면 상용직보다 고용 불안정성이 높은 단기 근로자 양산이 가속화된 셈이다. 임시, 일용, 상용 등 모든 임금 근로자가 일할 시간도 점차 줄고 있다. 지난해 도내 근로자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38.0시간으로 역대 최저치를 보였다. 코로나19 발생 2년 차였던 2020년 38.4시간에 그치며 최초로 법정근로시간인 주당 40시간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2년 연속 38시간대 기록이다. 일자리의 질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고용 침체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코로나 사태가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일자리 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비대면 업무의 증가로 은행원과 같은 일반 사무직의 중간 숙련 일자리의 비중은 줄고 있다. 대신 배달 일용직 같은 저숙련 일자리의 비중은 늘었다. 단기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의 감소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취업률이나 실업률을 숫자놀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최근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취업시장의 불확실성은 다시 커졌다. 하루하루가 불안한 일용직에 미치는 피해는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 일용직이 주로 일하는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 충격이 훨씬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새로운 강원형 일자리 정책 패러다임이 더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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