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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청소년 불법 성매매 노출, 개인 일탈로 치부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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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만남'으로 불리는 불법 성매매 피해에 강원지역 청소년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중고생뿐만 아니라 초교생에게도 범죄의 손길이 뻗치면서 지역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강원일보가 지난해 춘천지법과 산하 4개 지원에서 ‘조건 만남'이 언급된 범죄와 관련된 1심 판결문 5건을 분석한 결과 성매매 피해자의 연령은 13~16세였다. 이들이 성범죄 피해에 빠진 경로는 모두 스마트폰 채팅앱이었다. 청소년 성매매가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보급을 계기로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디지털 기기 사용 연령대가 점점 더 낮아지고 있어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과 강원여성인권지원공동체 춘천길잡이의집이 춘천, 원주, 강릉의 고교생 662명을 대상으로 2020년 9~10월 조사한 성의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1%가 ‘채팅시 노골적인 성 관련 대화를 접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또래 포주'로 불리는 10대 사범이 전국적으로 청소년 성매매 알선·강요 범죄자 중 절반을 넘고 있다. 청소년 성매수를 방관하는 사이 청소년 성착취 양상이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은 아직 인생관과 정신세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미숙체이기 때문에 성매매 유혹에 손쉽게 빠진다. 그러나 문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매매 행위에 대한 처벌과 단속 등이 사실상 쉽지 않다는 것이다. 불법 성매매는 돈거래에 대한 정황과 연락 상황 등 증거물이 포착되지 않는다면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또 성매매 청소년 본인이 사귀는 사이라고 주장해도 처벌할 수 없다. 청소년 성매매 대부분이 스마트폰 앱, 인터넷 카페 등에서 몰래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단속과 처벌을 어렵게 한다. 직접 신고하지 않는 한 쉽게 법망을 피해 갈 수 있는 것이다.

청소년 성매매는 일부 개인의 일탈행위로 치부할 것이 아니다. 명백한 범죄로 인식하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 보호를 위해서는 사후 재발 방지보다 사전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청소년 성매매가 근절돼야 한다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청소년 성매매가 증가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청소년 성매매는 성인들에 의해 발생한다. 일부 채팅앱은 청소년들이 성매매, 성폭력, 성착취의 현장으로 유입되고 있는데도 돈벌이에 눈이 멀어 사회적·법적 책임은 방기하고 있다. 청소년 성매매에 대한 의식 개선과 함께 보다 강력한 단속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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