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피플&스토리]크리에이터 '도읍지' 고현아씨 “가장 좋아하는 게임이 나의 일터 큰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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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특화 동영상 플랫폼 트위치·유튜브서 인기몰이 … 춘천 출신 크리에이터 '도읍지' 고현아씨

공부 중 머리 식힐 때마다 게임 … 영상 남겨야겠단 생각에 시작

교육 방식 남다른 부모님 반대 없어 … 대신 '항상 말조심' 강조

아버지가 현직 소방공무원이라 관련 콘텐츠도 많이 제작 중

스트리머 꿈꾸는 어린 친구들에게는 '공부도 계속하라' 조언

“늦어서 죄송합니다.”

헐레벌떡 뛰어와 연신 미안하다고 말하는 그는 트위치(게임에 특화된 동영상 플랫폼)와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춘천 출신 크리에이터 도읍지(본명:고현아·24)다. 주로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나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등 게임하는 영상에 자신의 입담을 더해 송출하는 것이 그의 주요 콘텐츠이지만 최근에는 인기를 끄는 고양이 콘텐츠도 자주 올린다. 현재 강원대 경영학과 4학년 재학 중이다.

이날 만남이 조금 늦어진 것도 얼마 전 수술을 마친 반려묘 '아랑'이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급하게 병원을 다녀왔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강원대 글로벌경영관에서 만난 그는 조만간 유튜브 실버버튼(구독자 10만명을 달성하는 크리에이터에 유튜브가 주는 기념품)도 받을 자격을 갖출 만큼 게임 좀 한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인이다. 도읍지라는 예명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당시 한국사를 공부하다가 문득 떠오른 이름이라고 한다.

■어떻게 방송을 시작하게 됐나

“아버지가 소방공무원이셔서 어렸을 때부터 영향을 많이 받아서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려고 했다. 게임을 정말 좋아해 머리를 식힐 때마다 게임을 했었는데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잘하는 것 같아 영상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처음부터 누구에게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는데 영상을 컴퓨터에 저장하기에는 용량에 한계가 있어 재작년 9월께 트위치에서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 시작한 지 두 달 후부터 시청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 같다.”

게임 사랑해야 가능한 스트리머

■스트리머·유튜버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사실 남들이 보기에는 정말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라고 할 수준으로 집에만 있다. 일어나서 방송 준비를 하고 방송을 하는 일상의 연속인데 방송을 끝내고 나면 늦은 시간이기 때문에 자고 방송하고를 반복하는 생활인 것 같다. 물론 외부에서 게임 해설을 진행하거나 촬영 등 일정이 있을 때는 휴방을 하고 외부 활동을 하기도 한다. 사실 게임 스트리머는 근본적으로 게임을 좋아하는 것 같다. 방송 끝나고 쉴 때도 게임을 한다. 롤도 많이 하고 스타듀 밸리라는 농사짓는 힐링게임도 좋아한다.”

■수익은 언제부터 났나

“지난해 1~2월 트위치 시청자 규모가 100명 정도 늘었을 때 180만원의 수익을 처음 얻었다. 유튜브는 같은 해 2월부터 시작했고 서너 달 후에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몇 십만원이 통장에 들어오더니 영상 하나가 터지면서 몇 백만원을 넘어가기도 해서 평균치를 말하기는 어렵다. 제일 많이 받았던 달은 집에 고양이가 들어온 달이다. 지금 그 영상 조회수가 150만 정도 됐는데 그 당시 800만원가량 받은 것 같다.”

■강원대 경영학과생으로 알고 있다. 부모님은 처음부터 허락했나

“그렇다. 부모님 교육 방식이 '하고 싶은 것은 모두 다해라. 대신 책임은 지라' 식으로 단호하시다. 사실 처음 방송할 때는 그냥 게임 하나 보다 생각하신 것 같은데 수익이 날 때 요즘 세상에 이게 돈이 된다고 정식으로 말씀드렸더니 신기해하셨다. 그리고 좋아하는 게임 하면서 잘됐다고 격려부터 해주셨다. 대신 항상 말조심하라고 늘 조언을 해주신다.”

■현직 소방공무원인 아버지와 관련된 콘텐츠도 눈길을 끈다

“아버지가 인제소방서에서 근무하고 계셔서 관련된 콘텐츠도 많이 만들고 있다. 화재현장에서 숨이 멎은 고양이를 심폐소생술로 살려낸 춘천소방서 박민화 구조팀장과 반려동물 심폐소생술법 영상도 올릴 예정이다.”

■활동하면서 기뻤던 때는 언제였나

“소소하게 기쁜 일이 많이 일어난다. 방송을 하면서 시청자 수가 처음 1,000명이 됐을 때, 그리고 게임 콘텐츠는 아니지만 복덩이 아랑이와의 만남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새롭게 생겼을 때 기뻤다. 사실 우울한 일이 있으면 기분이 안 좋은 게 너무 티가 나 시청자들이 금방 알아차리는데, 그럴 때마다 기운 내라고 격려의 말을 많이 해주는 것도 위로도 되고 좋다. 무엇보다 다양한 사람과의 소통이 저에게 있어서는 가장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고 기쁨이다.”

소속 회사 생겨 유튜브 방송에 도움

■회사에 소속돼 활동한다고 들었다

“지난해 7월부터 언크루엔터테인먼트라는 곳에 소속돼 있다. MCN이라고들 보통 하는데 유튜브 채널을 관리해 주는 곳이다. 유튜브 수익을 어느 정도 비율로 나누는 조건으로 영상 편집자를 배치해 주고 외부에서 협찬이나 행사 문의가 들어왔을 때 협상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말하자면 매니저라고 할 수 있다. 편집자가 하루에 영상 한 개 정도를 편집해주는 상황이라 유튜브 관리에 신경을 덜 써도 돼 방송하기 편해졌다.”

주력 콘텐츠 없다면 쉽지 않은 길

■스트리머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여러 방면에서 배그로 방송하고 싶다는 연락이 많이 온다. 저는 일단 취미로만 하라고 조언을 해준다. 노력은 물론이고 운도 필요한 것이 방송 같다. 그래서 성공과 실패를 항상 친구처럼 데리고 다닌다고 생각한다. 쉬운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주력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린 친구들에게 공부는 계속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중에 어떤 꿈을 꾸더라도 그 꿈에 방해되지 않도록 공부는 꼭 해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게임보다 게임으로 방송하는 '도읍지'를 보러 오는 시청자들이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 게임에 치우치지 않고 제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하고 싶다. 방송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 지금은 서울에서 살고 있다. 많은 분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여행이나 먹방, 아랑이와 노는 모습 등 다양하게 보여드리고 싶다. 게임을 워낙 좋아하고 방송도 재미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스트리머를 할 생각이다. 내가 어떻게 변하는지, 뭘 하는지 시청자분들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같이 나이 들어 가고 싶다. 구독자가 10만명이 되면 이벤트도 할 생각이니 응원 많이 해달라. 앞으로 좀 더 재미있고 다양한 콘텐츠를 소화할 수 있는 스트리머·유튜버로 활동하겠다.”

이현정기자 together@kwnews.co.kr

※해당 영상은 강원일보 유튜브()와 강원일보 페이스북 ()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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