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일반

3·1독립선언서 한글 필사한 86세 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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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이정자씨 9월 전시회

◇1,920자에 달하는 3·1독립선언서를 필사한 86세 이정자 할머니.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우리 국민의 반일 감정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86세 어르신이 총 1,920자의 3·1독립선언서를 한글로 필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춘천에 거주하는 이정자씨는 지난해부터 춘천남부노인복지관 한글서예반에서 정광옥(강원여성서예협회 이사장) 강사의 지도로 서예공부를 해왔다. 정 강사는 3·1운동 100주년의 의미를 돌아보는 뜻으로 3·1독립선언서의 한글 필사를 제안했고, 이 할머니는 올 2월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이 할머니는 약 5개월에 걸쳐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필사를 해 나갔고 최근에서야 필사를 모두 마쳤다. 한 글자라도 틀리면 모든 작업이 수포로 돌아가기에 어떤 날에는 하루에 한두 글자밖에 쓰지 못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젊은 시절부터 서예를 취미로 해왔던 이씨는 폐암으로 투병하는 아들과 함께 지난해 요양차 춘천으로 이사를 왔다. 서예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지만 지난해 말 아들이 완치 판정을 받자 다시 붓을 잡을 수 있었다.

이씨는 “아들의 병이 나으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붓을 잡은 것이 3·1독립선언서 한글 필사까지 이어진 것 같다”며 “3·1운동 100주년을 작게나마 기념하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이정자 할머니의 3·1 독립선언서 한글 필사 작품은 올 9월 춘천문화원에서 열리는 봄내길벗동아리 전시회에 출품돼 관람객들을 만난다.

김대호기자 mantoug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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