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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크림반도와 한반도 분단

최근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에 대해 미국과 유럽이 강력히 반발하는 등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제사회에 핫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외국 언론들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가장 세게 충돌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크림반도는 한국과도 특별한 관련이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연합국 정상들이 모여 한반도 분단의 씨앗을 처음 잉태시킨 회담이 열린 곳이 흑해 연안에 있는 항구도시 '얄타'이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5년 2월4~11일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이곳에서 회동을 갖고 독일을 분할 점령키로 한 데 이어 극동에서 일본군을 격퇴시켜야만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소련의 대일전 참전을 요구했던 것이다. ▼얄타회담의 정식명칭은 크림회담인데 이들 연합군의 셈법은 각자 달랐다. 소련은 독일로부터 막대한 배상금을 받아내고 폴란드 지배권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미국은 소련의 대일전 참전을 이끌어내는 것이고, 영국은 소련의 동유럽 점령을 막는 데 목표를 뒀다. 이들의 셈법이 결국 역사를 뒤바꿔 놓고 말았다. 한반도의 경우도 얄타회담에서 논의된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남쪽은 미군이, 북쪽은 소련군이 군정을 실시하는 안타까운 결과를 맞았다. 강대국에 의해 우리 민족이 둘로 쪼개진 것이다. ▼통일은 대박 중의 대박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남북을 둘러싼 동북아의 국제정세는 크림반도처럼 열강들의 각축장이다. 따라서 반드시 우리 힘으로 자주통일 평화통일을 이룰 때만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다. 강대국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양상이 한반도에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겠다. 그것이 진짜 대박인 것이다.

최병수논설주간·bschoi@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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