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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언론자유 지수'

“누가 나에게 신문이 없는 정부와 정부가 없는 신문 중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정부가 없는 신문을 택할 것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 남긴 명언이다. 그 역시 대통령이 된 뒤 잇단 비판 기사에 대해 “신문에 난 것은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이는 언론과 권력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세계 최대의 언론 감시 단체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최근 '2014년 세계 언론자유 지수'를 발표하며 언론자유 정도가 표현된 세계 지도를 공개했다. 한국은 '눈에 띄는 문제가 있는 수준'인 주황색이 칠해졌다. 전 세계 조사대상국 180개 국 가운데 57위다. 지난해보다 7계단 떨어진 것이다. 1위는 핀란드다. 아시아에서 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대만이고 한국은 두 번째다. ▼누가 뭐라 해도 신문은 권력의 파수꾼이 돼야 한다. 건강한 사회를 조성하고 건전한 상식이 소통하는 공론적 수단이다. 굴곡진 근현대사처럼 국내 신문이 평탄한 길만을 걸어온 것은 결코 아니다. 권력자의 전횡을 막기도 하고, 또 권력과 유착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긍정과 부정의 평가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단, 권력과 신문이 서로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정의가 구현된다는 것은 불변의 법칙이다.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촉발된 미디어 빅뱅 시대를 맞아 종이신문은 안팎으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유력한 미디어가 신문이라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다양하고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사안의 본질과 방향을 잡아줄 수 있는 것은 신문의 자산이자 경쟁력이다. 강원일보가 오늘(24일) 창간 69주년을 맞았다. 신문을 넘어서 최고의 콘텐츠를 다양한 미디어에 담아 보내는 종합미디어그룹으로 도약하고 있다. 사회적 공기(公器)로서 부여된 역할과 사명을 다시 한 번 되새긴다.

김석만논설위원·smkim@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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