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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강원의 사계(四季)', 그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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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디의 '사계(四季)'가 한국인이 가장 애청하는 클래식 음악으로 조사돼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뚜렷한 자연·기후환경에서 나온 작품임은 물론이다. 차이콥스키의 '사계', 피아졸라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역시 마찬가지다. ▼2006년 강원도의 여름은 '물 폭탄'으로 기억된다. 제3회 대관령국제음악제 역시 차질을 빚었다. 그해 음악제 주제를 '평창의 사계'로 설정했었으나 수해로 인해 '위무와 약속'으로 급변경해야 했다. 독일 하노버음대에서 윤이상 선생에게 작곡지도를 받은 강석희에게 창작을 의뢰, 연주 일정까지 잡은 '평창의 사계'의 산고가 그랬다. 이 곡이 그해 11월12일 저녁 미국 뉴욕 카네기홀의 젠켄홀에서 대관령국제음악제 음악감독을 맡고 있던 강효(당시 줄리어드음악원 교수)가 이끈 세종솔로이스츠에 의해 세계 각국 외교사절 앞에서 초연한 곡절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재확인한 평창대관령음악제(음악감독:손열음)가 '강원의 사계'를 기획, 이목을 끌고 있다. 그 첫 무대인 '강원의 사계' 시리즈 '겨울'이 오늘(29일) 오후 5시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펼쳐진다.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수놓을 화음에 대한 기대가 입장권 매진으로 표출됐다. 여름에 펼친 '음악의 향연'을 사계절로 확장, 관객과 자주 어울리고자 한다는 게 강원문화재단의 의지다. ▼동계올림픽을 통해 입증됐듯 강원도의 겨울은 희망이자 비전이다. '평창의 사계' 작곡자인 강석희의 겨울에 대한 사유다. “겨울은 이듬해 봄을 터뜨리기 위한 강한 응축이며, 새 생명을 잉태하고 있는 어둡고 습한 자궁이다. (…) 끊임없이 태동하는 질긴 생명의 근원, 멈추지 않는 순환의 진리, 끝이 아닌 시작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용호선논설위원·yong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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