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이코노미 플러스]쓰레기·주거 문제 시민들 직접 디지털기술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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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의 온라인 마케팅 교육을 받아 1억원 이상 매출액을 달성해 '1억 셀러 인증패'를 받은 도내 소상공인들(위쪽 사진).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발굴 기업인 오이스터 에이블이 개발한 '오늘의 분리수거' 앱. 종이팩의 바코드를 수거함에 태그하면 기부 포인트가 적립된다.

갈등의 당사자가 대안찾는 방식

내년 핵심사업 다양한 사례 논의

인프라·인력구축서 한발 나아가

정보·서비스 콘텐츠 개발 지원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가 내년 핵심사업으로 '디지털 사회혁신(Digital Social Innovation·DSI)'을 본격 추진한다. 2000년대 디지털 경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강원도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체 비중이 전국의 1%에 불과할 정도로 기반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경쟁 중심의 기존 전략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울 만큼 큰 격차다. 이 때문에 시민사회가 주축이 돼 새로운 사회 가치를 창출한다는 디지털 사회혁신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디지털 기술로 사회문제 해결=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가 발굴한 '오이스터 에이블'은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한 재활용 수거함을 만든 ICT벤처기업이다. 재활용 수거함에 IoT 모듈이 부착돼 소비자가 우유팩 등을 버리며 바코드를 찍으면 스마트폰 앱을 통해 배출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서울 강남구는 이 기술을 정책에 도입, 내년부터 전국 최초로 IoT를 활용한 종이팩 수거에 나선다. 주민들이 종이팩을 분리수거하면 포인트가 적립되고, 도시 숲을 조성하는 데 기부할 수 있다.

7년 전 정선으로 귀농한 김민강씨는 '정선산야초전통식품'을 창업하고 수제 조청을 만들었다. 청정 재료로 전통 제조법을 이용해 만들었지만 문제는 판로였다. 김 대표는 온라인 마케팅에 주목했다.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소상공인 온라인 마케팅 교육을 받고 직접 판매에 나섰고, 매출액이 3배 이상 급증해 지난달 '1억 셀러' 인증을 받았다.

■시민이 혁신의 중심이 되다=재활용품 미분리 배출 문제를 해결하는 데 IoT기술을 활용하고, 소상공인이 판로 부족을 해결하는 데 온라인 마케팅을 활용한 두 사례는 '디지털 사회혁신'의 단면을 보여준다.

지난해부터 본격 정책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디지털 사회혁신은 유럽연합(EU)이 채택한 발전전략이다. 디지털 기술로 생산(경제), 행정(정부) 혁신을 이뤘고 이제는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시민이 주도해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유럽의 디지털 사회혁신은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만들고 이를 전시해 트렌드를 모색하는 '메이커 페어'나 정부와 기업의 금융거래를 추적해 공공자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오픈 스펜딩',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시민단체가 방사능 측정 정보를 제공하는 '세이프 캐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시민들이 참여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디지털 기술 기반의 벤처에게는 새로운 창업 생태계를 만든다는 점에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 사회혁신 다양화·기반 구축=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 22일 센터 내에서 정책 컨설팅 보고회를 갖고, 내년도 디지털 사회혁신 사업 방향을 논의했다. 우선 시민, 마을기업, 소셜벤처 등이 수시로 아이디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혁신 인프라(팹랩·메이커 공간)를 구축하고, 인적자원 확보, 새로운 혁신 방식을 다양화하는 것이 골자다. 빅데이터 전문인력 양성에 지난 2년간 주력했다면, 이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유용한 정보 가공에 나서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 사업 방향이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한눈에 볼 수 있는 강원도의 모든 지표'를 만들거나 드론으로 위기정보를 수집하거나 인공지능을 이용한 보행자 친화적 교통시설을 개발하는 것 등이 제시됐다. 모바일 중심의 비즈니스 활성화나 관광 콘텐츠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 혁신을 이루고, 시장을 만드는 안도 지속적으로 추진된다.

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고령화·저출산 문제, 도시 집중·농촌 이탈로 인한 주거·교통·복지 분야 문제, 세대·젠더 간 갈등 문제의 해결을 정부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문제의 당사자들이 직접 적정 기술을 활용해 해결하는 것이 '디지털 사회혁신'”이라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강원도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혁신 사례를 지속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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