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이코노미 플러스]몸에 착 붙는 '패치형 심전계'로 해외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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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 선도기업/ (2) 메쥬

◇위의 사진은 메쥬가 개발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과정에 있는 패치형 심전계 하이카디. ◇아래는 연세대 의공학부 박사 출신들이 창업멤버인 메쥬의 임직원들.

연세대 박사 출신들 2007년 창업 '웨어러블 심전계' 기술 개발

규제자유특구 선정 수십억대 비용 절감 … 내년 허가 완료 앞둬

원주 의료기기업체인 메디아나와 씨유메디칼은 지역전략산업 육성도 '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2000년 초 청년 창업가들이 세운 벤처기업들은 지역대학과의 산학협력을 거쳐 기술력을 키우고 코스닥 상장사로 성장했다. 이런 성장 생태계는 외지에서 우수 중소기업을 끌어들였고 동반 성장했다. 2009년 첨단의료복합단지 탈락 이후 원주 의료기기산업 생태계는 도전과 혁신이 주춤해진 양상이다. 하지만 물밑에서 비상을 꿈꾸는 창업가들은 있다. 연세대 의공학부(원주캠퍼스) 박사 출신들이 2007년 창업한 메쥬(MEZOO·대표:박정환)가 대표적이다. 의료법 규제에 막혀 사업화 시도조차 못 하고 있던 이들의 꿈은 올 7월 규제자유특구 선정으로 한 발씩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착용형 심전계'원천기술 10년간 쌓아=중소벤처기업부는 올 7월24일 강원을 포함한 전국 7개 규제자유특구 지정 결과를 발표하며 부산에서 특구 부스를 운영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강원도 규제자유특구의 대표 사업'으로 소개된 것은 메쥬가 지난 10년간 개발한'착용형(웨어러블) 심전계'였다.

심장질환자의 상태를 의사가 파악할 수 있는 심전계는 병원 밖에서 개인 사용이 금지돼 있었다. 장비 크기도 노트북 정도여서 쉽게 휴대하고 다닐 수도 없었다. 메쥬의 창업멤버인 박정환(45)대표, 조성필(41) 이사와 송미혜·신재연 책임연구원은 10년 전부터 개인이 휴대 가능한 '웨어러블 의료기기'시장의 가능성을 내다봤다. 혈압, 혈당기까지 개발하다가 심장질환으로 선택과 집중을 했고 '웨어러블 심전계'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했다. 환자가 움직이는 중에도 심박수 모니터링이 가능한 신호처리 알고리즘 개발 등 6개의 특허 등록을 마쳤다.

조성필 이사는 “의료기기 제조기술과 사물인터넷(IoT)기술을 결합해 디지털 헬스케어의 유망 분야인 '의료사물인터넷(IoMT)' 분야에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메쥬의 핵심 사업모델”이라고 말했다.

■수십억원대 실증비용 절감, 수출 주력=정부의 연구개발 사업을 주로 수행해 온 메쥬는 지난해 법인으로 전환하고 '기술 사업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메쥬는 환자가 파스처럼 몸에 붙여서 쓸수 있는 패치형 심전계인 '하이카디(HiCardi)' 개발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과정을 밟고 있다. 내년 2월 중 제품 허가를 완료할 예정이다.

메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전 시뮬레이션을 거쳐 보완하는'실증사업'을 엄두조차 못내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의료법 규제에 따라 병원 밖 심전계 사용이 금지돼 외국에서 실증사업을 해야 했지만 이럴 경우 수 억원~수십억원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이 외국에서 현지 병원과 환자를 섭외하고 실증 테스트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규제자유특구 선정으로 '천금같은 기회'가 왔다. 중환자뿐만이 아니라 경환자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작은 심전계'에 대한 제품 수요가 있었던 지역 대학병원도 함께 참여해 '건강관리 생체신호 모니터링 실증서비스 사업'을 할 계획이다. 실증사업은 주민의 참여 신청을 받아 관광지에서 진행된다. 심전계를 착용한 주민들이 소금산 출렁다리, 치악산 등산로를 오르면서 발생되는 심박수 등의 데이터를 의사가 병원에서 모니터링하면서 활동량 조절 등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2년간 참가자 2,000명을 모집한다.

실증사업을 거쳐 제품 보완을 마치면 국내 병원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메쥬와 같은 사업 모델을 갖고 미국의 벤처기업으로 출발한'아이리듬'은 시가총액 2조원대의 나스닥 상장사로 성장해 있다. 그만큼 메쥬의 사업 분야는 세계 시장에서 가능성이 있다.

박정환 메쥬 대표는“규제자유특구 사업으로 서비스 모델을 안정화시켜 매출액이 성장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며 “강원도의 관광자원을 의료서비스와 연계해 차별화시키는 데도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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