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3차 재난지원금 100만원 한달 임대료도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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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 소상공인 지원금 접수 현장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버팀목 자금(3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11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춘천의 한 카페에서 사업자가 온라인으로 재난지원금을 신청하고 있다. 박승선기자

"코로나에 소득 10분의 1토막

적금 깨고 사채 끌어와 버텨

대출금 이자 갚기도 힘겨워"

3차 재난지원금인 '버팀목 자금' 지급이 시작된 11일 오전 10시30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춘천센터. 지난해 9월 2차 재난지원금을 받은 소상공인들에게 온라인 신청 안내 문자가 발송됐지만 스마트폰에 서툰 60~70대들은 도움을 요청하러 센터에 왔다.

자전거이동수리점 사업자 등록증을 들고 온 75세 A씨는 “혹시나 실수해서 자금을 못 받을까 봐 왔다”며 “자전거 수리로 하루에 1만~2만원 벌었는데, 지난해부터는 이 수입마저 없어 100만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강촌에서 사륜바이크 대여점을 한다는 63세 B씨는 “함께 먹고 사는 인근 스키장, 식당, 펜션 사업자들은 영업제한업종으로 200만원씩 지원받는데 나는 100만원을 받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B씨는 “소득이 10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며 “정부의 1,000만원 긴급대출을 모두 쓰고, 24% 금리의 사채 3,000만원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등급이 7등급이라는 그는 “사발이 부품값, 임대료, 이자 한 달치 내기에도 100만원은 적다”고 답답해했다.

행정의 벽을 실감한 이도 있었다.

속옷 가게 주인인 40대 여성 사업자인 C씨는 “왜 내게는 버팀목 자금 안내 문자가 안 오는지 문의하러 왔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매출이 반토막 났고, 월 50만원 임대료는 수개월째 밀려 보증금(500만원)이 깎이기 시작했지만 '지원 대상자가 아니다'란 답변만 받았다. 지난해 9월에도 2차 재난지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이의신청을 하고 보완서류로 부가세과세표준증명원도 제출했음에도 4개월째 해결된 게 없다. 결국 3차 재난지원금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2차 때보다 지원액이 100만원 더 늘어난 사업자들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춘천 신동면에서 카페를 한다는 56세 D씨는 “지난해 9월까지 적금 빼서 버텼는데, 이렇게 더 심해질지 몰랐다”며 “자가 건물이어서 임대료는 안 나가지만 건물 짓느라 받은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월 200만원을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강원도가 추산하는 버팀목 자금 지원대상 소상공인은 도내에서 9만여명, 지원액은 1,359억원이다. 이들이 겪은 혼란과 고통을 감안하면 100만~300만원 지원액은 '티셔츠 한 장 입고 영하 20도 버티기'처럼 느껴졌다.

신하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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