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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음식업' 편중…50~70대 창업·폐업 모두 전국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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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코로나발 위기 원인은

창업자 중 50~70대 42% 육박

이 중 폐업자 비중 53.4% 달해

도내 폐업자 중 음식업 33.3%

전국 평균 대비 10.4%p 높아

#. 대형여행사에서 25년간 사무직으로 근무한 50대 김모(여·춘천시 퇴계동)씨는 지난해 무급휴직에 들어가며 재취업을 알아봤지만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고용노동부의 교육훈련비 지원제도(국민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해 배우기 시작한 것은 한식조리사와 커피바리스타였다. 김씨는 “50세 넘어 정규직 일자리를 찾기 힘들고, 배울 만한 것도 음식업 뿐이어서 창업을 하면 음식업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강원도 자영업의 문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창업 시장에 밀려드는 중고령층, 창업 아이템의 음식업 편중은 자영업의 영세성, 취약성을 키우는 2대 요인이다.

■중고령층 창업·폐업자 비중 전국 1위=국세청에 따르면 강원도는 창업자(간이사업자) 중 50~70대 비중이 41.9%(2019년 기준)로 전국 평균보다 무려 8.4%포인트 높았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도 1위였다. 50대 이상 창업자는 '비자발적 창업'이 대부분이다. 재취업을 못 해 노후 소득원 마련을 위해 나서는 것이다. 실패 위험도 높다. 강원도 폐업자 중 50~70대 비중은 53.4%로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1위였다. 박미옥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강원센터 컨설턴트는 “중고령층의 재취업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중고령층의 비자발적 창업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영업의 '음식업 편중' 전국 1위=사업 아이템도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 위기에 취약한 '음식업'에 집중됐다. 특히 인구 대비 밀집도가 높다 보니 과열 경쟁이 심해지고 영세성이 높아지는 악순환에 빠졌다.

국세청에 따르면 강원도 창업자(간이사업자)를 업태별로 보면 '음식업'이 37.8%로 가장 높았다. 음식업 비중이 강원도는 전국 평균보다 11.2%포인트 높았고, 17개 시·도 중 1위였다. 폐업도 음식업에서 발생했다. 폐업자 중 음식업 비중이 33.3%로 전국 평균보다 10.4%포인트 높았다.

한국은행 강원본부에 따르면 강원도의 자영업 밀집도는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개인사업자당 총수입액도 2012년 1억3,000만원에서 2018년 1억1,000만원으로 감소했다. 최재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속초센터장은 “자영업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구조 재편을 비롯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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