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제조·서비스기업 취약 강원…연 12조씩 빠져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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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지역내총생산 분석

생산기반 빈약해 제품·금융·ICT 외부 의존도 높아

국내 다른지역과의 거래에서 연 12조6천억원 적자

강원도가 타 지역과의 거래에서 연간 12조원 이상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서비스업 등의 기업이 부족한 탓에 생산기반이 취약해 외부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 때문이다.

3일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발표한 '2019년 강원지역 지역내총생산(GRDP)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강원도가 2019년 한해동안 국내 다른 지역과 거래(순이출·純移出) 금액은 마이너스(-) 12조6,000억원이었다. '수출입'이 국가간 거래를 의미한다면 '이출입'은 국내 지역간 거래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순이출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강원도의 상품을 다른 지역에 판매한 것보다 구입한 액수가 더 많다는 뜻이다. 그만큼 산업구조 경쟁력이 약하다고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 해외부문 무역수지 금액까지 포함하면 강원지역의 순이출은 -14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도 생산기반의 취약성에서 비롯된다. 제조업과 고부가가치 서비스업(금융업, ICT업 등)이 취약해 타 지역 제품,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규모 공사가 추진돼도 건설자재는 외지기업 제품을 구입하는 것, 본사가 수도권에 있는 ICT기업의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강원도는 산업구조의 고도화도 뒤처져 있다.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1인당 부가가치)은 5,072만원으로 전국 평균 대비 93.1%에 그쳤고,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8,169만원으로 전국 대비 73.8% 수준에 머물고 있다.

투입된 노동량이 적어도 높은 값에 팔리는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하는 '자본집약적 산업'보다 적은 자본으로도 노동력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는 '노동집약적 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강원도 소득 역외유출 규모는 4조원으로 서울, 광역시를 제외한 9개 시·도 중에서 4번째로 적었다. 그동안 강원도는 소득 역외유출 막기에 주력했지만 이제는 경제정책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이수 한은 강원본부 경제조사팀 과장은 “온라인 소비 발달로 소득 역외유출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소득 유출을 막는 데 애쓰기보다는 지역의 경제 규모 자체를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제조업, 관광업의 투자 확대, 생산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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