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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광풍의 그늘]군인·대학생·자영업자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코인투자 파산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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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인회생 신청 급증

◇사진=연합뉴스

수천만원씩 과도하게 대출

코인 시세 반토막에 빚더미

춘천에 거주하는 40대 초반 프리랜서 A씨. 그는 최근 암호화폐에 투자했다가 2,000만원의 원금 손실을 봤다. 소득이 일정치 않아 대출로 투자금을 마련했지만 암호화폐 시세가 두 자릿수로 하락률을 보이면서 빚더미에 앉았고 급기야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그는 패닉 상태에 빠져 지인들과도 거의 연락을 끊은 채 지내고 있다.

암호화폐에 투자했다가 과도한 빚을 져 개인회생을 신청한 채무자들이 강원지역에서 속출하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춘천의 20대 영업직 직원이 암호화폐와 유사한 성격의 게임머니를 전액 대출로 1억원 상당 구입했다가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채권자가 10여명에 이를 정도로 이미 빚이 많았던 그는 대부업체 등에서 돈을 빌렸다.

개인회생위원을 역임한 B법무사는 암호화폐 투자에 나섰다가 개인회생 신청을 한 채무자를 춘천 권역에서만 10여명 지원했다. 모두 20~40대 남성이었고 직업은 공무원, 군인, 자영업자 등으로 다양했다. 초반에는 수십만~수백만원 정도로만 투자하다가 두 자릿수 수익률에 혹해 수천만원대로 투자금액이 늘어났고, 암호화폐 시세가 반 토막 나면서 원금 손실을 입은 경우다. B법무사는 “주택담보대출 등 기존 대출이 있는 상태에서 수천만원을 추가로 대출받아 암호화폐 투자에 나섰다가 회생 신청에 이른다”며 “최대 5,000만원까지 빚을 내 암호화폐에 투자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춘천지방법원에는 경비원으로 일하는 고령자가 암호화폐 투자에 실패해 개인회생을 신청한 사례도 있었다.

법무사들은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직장인은 비정규직, 계약직 등 고용 취약계층이 많은데 기존 채무가 이미 많은 상황에서 또 빚을 내 암호화폐를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선종 변호사는 “개인회생 심사 과정에서 채무가 소득 대비 초과 상태임을 알면서도 빚을 내 투자한 경우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판단한다”며 “주식보다 법과 제도가 취약한 암호화폐 투자에 나설 때는 훨씬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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