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철근가격 폭등에 농자재도 줄인상 농가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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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등 자재비 줄인상 여파

시설재배 농가 설치 부담

공사 중단 통보도 받아 속앓이

국제경기 회복 철강수요 급증

속보=원자재 대란에 따른 철근 등 자재비 인상 여파(본보 5월12일자 7면 보도)가 강원도 내 농가까지 번지고 있다. 비닐하우스와 농수로 설비 부담이 커지고 공사 지연까지 발생, 비용이 확대되면서 농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자치단체의 지원으로 포도과수원 조성을 중비 중이던 김모(55·영월)씨는 최근 사업 추진을 잠시 중단했다. 당초 지자체 지원금과 자부담을 더해 0.1㏊당 사업비 800만원을 준비했지만 설비업체가 자재 값 인상을 이유로 0.1㏊당 1,200만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올해 초 0.1㏊당 900만원 선이었는데 몇 달 사이 30% 이상 가격이 올랐다”며 “지금 공사를 추진하기엔 자부담금이 너무 커 자재 대란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사를 중단한 농가도 있다. 블루베리 식재를 위해 지역업체에 175㎡(약 53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두 동과 농수로 설비를 의뢰했던 이모(57·횡성)씨는 시공 도중 공사 중단 통보를 받았다. 업자들이 자재가 없다며 공사를 중단한 것. 이씨는 “일단 농사가 급해 한 동만이라도 마무리하기로 했는데 공사를 재개할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고 푸념했다.

이 같은 상황의 배경에는 원자재 가격 인상이 있다.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며 농업 현장에서 쓰이는 자재비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에서 수입되는 철광석 가격은 18일 기준 1톤당 221.4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말 수입 철광석이 1톤당 109.54달러에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사이 두 배 이상 가격이 오른 셈이다.

농자재 비용도 상승세다. 도내 농업시설 시공 업체에 문의한 결과, 비닐하우스 시공에 쓰이는 농업용 파이프(25.4x1.5x10m 규격)는 지난해 1만2,000원이었으나 최근 2만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다. 비닐 가격 역시 전년 대비 10% 이상 치솟았다. 그 결과 지난해까지 330㎡(100평)당 650만원 선이었던 비닐하우스 시공비용은 현재 800만원으로 급등했다.

문제는 자재비 인상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는 것이다. 국제 경기가 되살아나며 세계적으로 철강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춘천에서 농자재상을 하는 이모(45)씨는 “여름철 폭우·태풍 피해가 심할 경우 복구를 위한 수요가 급증하며 가격이 더 뛸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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