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대청봉]“힘 없는 강원도 언제까지 홀대 할건가”

김대중 부국장(원주취재팀장)

지역 간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에 대해 정부가 최근 적격적으로 결정해 버리자 강원도민들의 충격은 너무 크다.

실용주의를 내세운 이명박 정부만은 역대 정권과는 다를 것이라는 강원도민 특히 원주시민들의 순진한 기대를 참담하게 짓밟았기 때문이다.

특히 내부 평가 1위를 한 원주가 가중치란 '꼼수'와 정치논리에 말려 탈락했다는 이계진 국회의원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이것은 강원도를 철저히 무시한 행태인 것이다. 가중치 기준과 무기명 투표 등 선정 과정이 정말 가관이기 때문이다. 좀 더 심하게 표현하면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일이 벌어진 셈이다. OECD 가입 국가에서 상상이나 할 일인가.

첨복 입지 선정은 그동안 수차에 걸쳐 일정이 지연되고 당초 집적형에서 막판에 갑자기 분산형으로 뒤바뀌는 등 무원칙한 모습으로 일관됐다.

이래서 이미 짜여진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됐다는 의혹이 무성했는데 이의원이 제기한 내용을 보면 사실이라는 데 더욱 확신이 간다. 강원도는 영원한 변방이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지역으로 비하하는 '암하노불'을 정부에서조차 그대로 받아들인 꼴이 됐다.

원주시를 비롯한 강원권이 의료기기산업을 집중 육성해 국내 의료기기 수출의 30%를 차지하고 2,000여명의 고용 효과를 내고 있는 현실은 무엇인가.

홍천의 메디슨이 지난해 2,3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초음파영상진단기기 세계 시장에서 5위를 차지한 것은 또 무엇인가.

이번 평가에선 다만 누가 더 조감도를 그럴듯하게 그리고 누가 더 힘이 세느냐만 있었다.

세계 의료기기 시장 1% 점유대의 후진국 대한민국의 의료산업 선진국 진입을 위한 국민의 혈세 5조6,000억원이 아무런 원칙과 타당성 없이 고도의 정치논리로 결정된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또 국토균형발전에 강원도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낙후의 상징인 강원도는 인구와 강원지역내 총생산(GRDP)도 전국 비중에서 3%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민들이 줄곧 수도권과 대도시로 떠나는 이유는 먹고살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원도와 원주시가 각고의 노력을 쏟아 미래의 희망으로 의료기기산업을 육성해 왔는데 거기에 찬물을 퍼 부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역인사들이 평가에 대한 전체 평가 점수 공개를 요구하자 보건복지가족부 전재희 장관은 원주 점수만 공개하겠다고 했다. 말이 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정부의 국토균형발전이란 정책은 강원도에 도로망을 개선해 주는 수준에 불과했다. 정부가 진정으로 강원도 성장동력을 챙겨 준 것을 찾기 힘들 정도이다.

하지만 강원도민과 원주시민들은 여기서 주저 앉아 있을 수 만은 없다. 정부 정책에서 홀대를 당했지만 다시 이곳에 세계적 의료기기 메카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신화 창조를 위해 다시 전진을 해야한다.

김대중 부국장(원주취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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