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횡성 호명산에 호랑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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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군 갑천면 호명산 중턱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의 사체. 갈비뼈가 부러지거나 긁혀 있다.

250㎏ 대형 야생 멧돼지 맹수에 습격당한 사체 발견

호랑이 출몰서 地名 유래 … 강원대 등 DNA 검사 의뢰

과거 호랑이가 자주 출몰했다는 한 산골에서 맹수의 습격을 받은 흔적이 있는 야생 멧돼지 사체가 발견돼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춘천시지부에 따르면 지난 3일 횡성군 갑천면 호명산 중턱의 저고리골에 머리만 남은 야생멧돼지 사체가 있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접수됐다. 확인 결과 숨진 지 2개월 가량 지난 것으로 보이는 무게 250여㎏의 대형 멧돼지가 머리털 일부와 뼈만 앙상하게 남은 채 발견됐다.

멧돼지의 사체는 양쪽 턱과 목뼈가 무엇인가에 물린 듯 모두 부서져 있었으며 갈비뼈는 날카로운 이빨 등에 긁힌 것처럼 중간에 부러지거나 끝이 갈라져 있었다.

사체 주변에는 올무와 덫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는데도 사체 주변에 흙 등이 둥그렇게 파여 멧돼지가 싸움을 하거나 또는 격렬하게 저항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야생동물보호협회측은 이 멧돼지의 사체를 수거해 강원대와 중앙의 전문감식기관에 DNA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주민들은 이 지역의 지명을 거론하며 호랑이일 것이란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이 산은 예부터 호랑이가 자주 나타나 호(虎)명산이라 불렸으며 특히 멧돼지 사체가 발견된 저고리골은 호랑이가 여자 저고리를 훔쳐 갔다는 설화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윤종성 야생동물보호협회 춘천시지부장은 “턱과 목뼈가 부서진 것은 맹수 등에 의해 공격당했을 경우 나타나는 흔적으로 실제로는 처음 봤다”며 “250㎏가량의 대형 멧돼지를 공격할 수 있는 것은 호랑이와 표범 정도밖에 없지만 속단하긴 이르며 멧돼지 사체를 먹으며 침 등을 남겼을 가능성도 있어 일단 정밀검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최기영기자answer07@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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