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여객선침몰>구명조끼 벗어 탈출시키고 물에 쓸려 떠내려간 친구야

안타까운 사연들-살신성인 선생님과 학생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져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고(故) 권오천(16)군은 지난해 아버지가 돌아가셔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지만, 누구보다 효심이 강하고 바른 학생이었다. 친구들 사이에서 리더십이 강하고 활발해 1학년 때는 반장을 할 만큼 교우관계도 좋았다. 특히 권군의 마지막 모습을 본 같은 반 김모(16)군은 “오천이가 우리를 구하려다 다리를 다쳤는데도 끝까지 같이 있던 친구들 먼저 밖으로 내보냈다”며 “오천이 덕분에 나는 밖으로 무사히 나왔는데…”라고 고개를 숙였다.

친구에게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줬다고 알려진 고(故) 정차웅(16)군은 양보를 잘하는 친구로 통했다. 사고현장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같은반 친구 김모(16)군은 “차웅이는 원래 친구들 말을 잘 들어주고 친구를 위해 양보를 잘 하던 아이”라며 울먹였다.

고(故) 임경빈(16)군의 아버지 임모씨는 임군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리며 몸서리를 쳤다. 이씨는 “사고 났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 않아 설마하면서 현장에 갔다”며 “제발 우리 아들 좀 살려달라”고 오열했다.

학생들을 지키기 위한 선생님과 승무원의 희생은 마지막 순간까지 빛을 발했다. 고(故) 남윤철(35) 선생님은 자신이 맡은 6반 아이들을 마지막 순간까지 통솔하며 일일이 구조대로 탈출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6반 김승재(16)군은 당시 상황을 돌이키며 “선생님이 우리 먼저 탈출을 시키셨는데 선생님이 탈출하려는 순간 물살이 세지면서 물에 쓸려 떠내려갔다”며 “선생님은 우리를 구하려고 목숨까지 버리셨다”고 울음을 터뜨렸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경인일보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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