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빚에 허덕이는 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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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늘며 감당 못 해

개인회생·파산 신청 급증

매주 화요일 재판 열리는 날은

법원 인근 골목까지 차량 넘쳐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으면서 개인회생과 파산 신청이 늘고 있다.

소액사건 등을 담당하는 이삼윤 춘천지법 민사3단독 판사는 지난달 27일 하루에만 은행과 캐피탈, 카드회사, 국민행복기금 등이 서민을 대상으로 제기한 대여금과 이용대금, 양수금, 채무금 요구 사건 등 68건을 재판했다.

이날 이삼윤 판사가 담당한 176건의 소액사건 재판 중 38%를 차지할 정도로 금융기관의 개인 대상 소송이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소송을 견디지 못한 개인들이 결국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매주 화요일 개인회생 재판이 열리는 날이면 춘천지법 주차장과 인근 골목까지 차량이 넘쳐날 정도다.

춘천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던 조모(52)씨도 최근 경기침체로 생산한 제품이 제대로 판매되지 않으면서 회사가 부도 위기를 맞게 되고, 조씨 본인은 그동안 금융권에서 받은 개인대출 등을 갚을 수 없게 되자 법원에 개인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춘천지법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접수된 개인회생신청은 모두 2,48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03건에 비해 79건이나 늘었다. 개인회생 신청은 2010년 1,329건으로 바닥을 쳤다가 2011년 1,850건으로 다시 상승세를 보이더니 2012년 2,802건, 지난해 2,937건으로 증가세가 뚜렷해졌다.

개인파산 신청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접수된 도내 개인파산 신청은 1,15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26건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특히 개인파산의 경우 2010년 2,866건, 2011년 2,418건, 2012년 1,622건, 지난해 1,364건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다 올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더욱이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채무 상환 부담이 늘어나게 됨에 따라 향후 개인회생 및 파산 신청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금융위기 여파가 최근 개인회생 및 파산 신청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도덕적 해이 등을 우려해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신형철기자 chiwoo1000@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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