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밤사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제발로 돌아온 대학교 버스

“전날과 다른곳 세워져있다” 신고

알고보니 범인은 재학중인 학생

“운전병 시절 떠올라서 몰아봤다”

지난 20일 오전 춘천의 한 대학교의 대형버스 운전기사인 박모(57)씨는 깜짝 놀랐다. 버스가 전날 자신이 세워놓았던 위치가 아닌 곳에 주차돼 있는데다 버스의 앞쪽 범퍼도 약간 손상이 돼 있었던 것.

본인 아니면 운전했을리 없는 버스가 이상해졌음을 느낀 박씨는 차량 운행기록계를 확인한 결과 이날 새벽 2시30분부터 3시40분까지 차가 공지천, 칠전동, 춘천여고 등을 거쳐 다시 학교로 돌아온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누군가 차량에 손을 댔음을 확인한 박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수사는 제자리걸음이었다. 주차장에 CCTV도 없었던데다 목격자도 없었기 때문이다.

5일 후, 범인(?)은 제발로 찾아왔다. 이 학교에 재학중인 강모(23)씨는 경찰이 대학버스 주차장에 자주 나타나자 불안한 마음에 운전기사인 박씨에게 자신이 차량을 운전했었음을 알렸던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군복무 당시 대형버스 운전병이었던 강씨는 이날 새벽 우연히 주차된 해당 버스를 보고 문을 밀었더니 바로 열렸고, 마침 보조키도 보이자 옛날 생각에 결국 운전대를 잡은 후 1시간10여분 동안 춘천 시내를 중심으로 버스를 몰다가 제자리로 갖다놨다.

경찰은 강씨가 차량 절도 목적도 없었고 1종 대형면허 소지자에 음주운전도 아니었던 점 등을 감안, 25일 자동차를 불법으로 사용한 혐의만 적용, 불구속 입건했다.

강경모기자 kmrive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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