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제 고향 강원주민 격려에 더 감사 내 아들이지만 잘 컸구나 싶었죠”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고 피해자 모친 고옥순씨

3개월후에 태어날 손녀에게

참 착한 아빠였다고 말해줄 것

범인이 진심으로 뉘우친다면

우리는 용서할 준비 돼 있어

“아들의 대학 동문들과 강원지역에서도 큰 관심을 가져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고'의 피해자인 고(故) 강모(29)씨가 강릉 가톨릭관동대 출신으로 알려지면서 대학동문들이 강씨의 가족 돕기에 나섰다는 소식(본보 1월31일자 1면 보도)이 전해지자 강씨의 어머니 고옥순씨는 감사의 인사부터 전했다.

1일 강원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고씨는 “20여일 전 아들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 이렇게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면서 “특히 아들이 나온 가톨릭관동대 교육공학과 동기들을 시작으로 대학 동문 등 강원지역에서도 응원을 보내주니 정말 고마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우연찮게도 그녀는 춘천 출신이었다. “춘천에서 여고를 졸업하고 남편을 만났어요. 그리고 곧바로 청주로 가서 신혼살림을 시작했죠. 그리고 몇 년 후 큰아들을 낳았어요. 그때가 1985년인가… 아마 그럴 겁니다”

강씨는 어릴 때부터 남동생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았지만 단 한 번도 싸움을 한 적이 없었다. 자라면서도 엄마의 기억 속에 “싫어요”라는 말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는 착한 아들이었다.

청주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2004년 대입에 실패하자 아들은 그다음해 다시 도전해 가톨릭관동대 교육공학과에 입학했다. 엄마는 자신의 고향이 강원도라서 그런지 아들이 강릉에서 생활을 하는 것에 대해 내심 반갑기도 했다. “대학을 다니면서도 집에 손 한 번 벌리지 않는 장남이었어요. 몸이 편찮은 아버지를 대신해서 고교 졸업 후 대학에 가기 전 대형트럭 운전기사 자격증을 따서 대형트럭을 운전하기도 했으니까요.” 군 제대 후 2년 동안 자취방이 아닌 고시원에서 생활하면서도 부모에게 불평·불만은 전혀 없었다.

어머니 고씨는 “학생들과도 잘 어울리고 남을 이해시키거나 설득하는데 특출난 재능을 보여 주변에서 꼭 좋은 교사가 될 것이라고 말들을 했다”며 “아들 분향소에도 교회 전국수련회에서 인연을 맺은 많은 학생이 부모와 함께 찾아온 것을 보고 내 아들이지만 이 녀석이 잘 컸구나 싶었다”고 울먹였다.

사고를 낸 허모(37)씨에 대해 “우리는 용서할 준비가 돼 있으니 진정으로 뉘우치고 진정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한 그녀는 “3개월 후면 태어날 손녀에게 아빠는 따뜻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는 걸 나중에 꼭 알려줄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청주지방법원은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망사고의 피의자 허씨에 대해 도망할 염려가 있고 증거 인멸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달 31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경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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