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비오는 날 폭력 가장 많고 가정의 달 5월 자살신고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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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빅데이터로 본 `위험 리포트'-(하)

폭력최다 10일중 7일 비내려

"날씨와 범죄 상당한 연관쉉"

데이터 활용 사고 대비 주목

연휴와 비가 추적추적 내려 불쾌지수가 높은 날 싸움과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행위 등이 늘었다.

지난해 경찰에 폭력신고가 가장 많이 접수된 상위 10일 중 7일이 비가 내린 날이었고 추석 연휴가 이틀 포함돼 있었다. 주취자 신고가 많았던 상위 10일을 봐도 비가 내린 날이 7일간 이었다.

자살도 우중충한 날 신고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119에 요청된 자살로 인한 구조 구급 신고가 접수된 날은 총 33일이었다. 아이러니하게 가정의 달인 5월이 자살신고가 가장 많고 7월, 9월, 6월 등의 순이었다. 5월 자살이 집중되는 현상은 학계에서도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5월의 자살 급증현상을 자살의 '스프링 피크(Spring Peak)'라고 표현한다.

자살신고가 있었던 33일간 맑고 쾌청한 날은 단 이틀에 불과했고 비가 내린 날은 총 15일에 달했다.

또 도시화로 고층건물이 늘고 있지만 엘리베이터는 천둥·번개가 치는 날 위험했다. 지난해 하루 최다 5건의 승강기 고립 사고가 난 7월22일은 춘천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3.5㎜의 비가 내렸고 강릉은 0.5㎜의 비와 함께 천둥이 내리쳤다. 4건의 신고가 접수된 8월8일 역시 춘천, 강릉에 천둥·번개가 내리쳤다. 각각 4건, 3건의 고립신고가 접수된 6월16일, 8월16일도 춘천에서 천둥이 내리치고 소나기가 쏟아졌다.

각종 사고가 가장 많은 날은 여름휴가 절정기인 8월1일이었다. 이날 연중 가장 많은 472명의 119구급환자가 발생했다.

또 365일 가운데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주취자 신고가 가장 많이 접수된 날이었다. 8월1일은 폭력사건과 교통사고도 연중 세 번째로 많았다. 나쁜 의미로 가장 시끌벅적하고 힘든 날이다.

학계와 전문가들은 이미 날씨 빅데이터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대양(가톨릭관동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한국범죄심리학회장은 “기온, 습도가 높아지면 폭력, 살인 등의 강력범죄 발생률이 높아지는 '살인의 열 법칙'이라는 범죄학 이론이 있다”며 “날씨와 범죄가 상당한 연관성을 갖고 있음을 증명해준다”고 강조했다.

도로교통공단은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Traffic Accident Analysis System)상에서 과거 교통사고 유형과 실시간 기상정보를 결합한 위험도로 예보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전미연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누적된 기상 데이터를 분석해 사고를 예측하고 위험을 사전에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기영·정윤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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