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수년째 대형병원 전공의 미달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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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병원 모집 결과 외과·산부인과 지원 한명도 없어

원주세브란스 비뇨기과·강릉아산 응급의학과도 '0명'

대부분 수술 위주 생명과 직결… 기초 의료체계 붕괴 우려

도내 대형병원들이 실시한 내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외과, 비뇨기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 진료과목의 전공의 미달이 수년째 반복돼 지역 기초 의료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달 초 2017년 전공의 모집을 마감한 강원대병원의 경우 외과와 산부인과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강원대병원 외과는 지난해와 2014년에 이어 3년 연속 미달 사태가 이어졌다.

같은 시기에 도내 병원 중 가장 많은 41명의 전공의를 모집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역시 외과 3명 모집에 1명만이 지원했고 비뇨기과 방사선종양학과는 지원자가 없었다. 비뇨기과의 경우 인구 고령화 현상에 따라 앞으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공의들의 기피 현상이 심해 전국적으로 전공의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또 강릉아산병원은 응급의학과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은 도내 대형병원 중 유일하게 모집인원을 모두 채웠으나 대표적 미달과목인 외과, 흉부외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전공의는 아예 뽑지 않았다.

전공의를 구하지 못한 진료 과목은 대부분 수술 위주로 생명과 직결되며 진료와 치료 과정에서 높은 숙련도를 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욱이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등 인기과목과 달리 개원(開院) 후 기대소득도 낮다.

대부분의 의사는 전공의 수련을 마친 병원에서 경력을 쌓거나 인근 지역에서 개원한다. 결국 양적 의료 인프라가 확충되더라도 도민들은 생명과 직결된 치료를 받기 힘든 기형적인 진료체계의 고착화로 이어진다. 도내 한 대형병원 외과 전문의는 “신규인력 끊긴 지가 오래”라며 “일부 기피 과목은 정책적인 배려로 올해 지원자가 증가한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기영기자 answer07@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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