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버스 첫 차 타도 지각 일자리 잃는 근로자들

근로시간 단축 영향 시내버스 감축 운행

일부 오전 7시10분 출발서 9시 변경

업체 인력·비용 줄이기에 피해 커져

노선·시간조정 앞서 시민 협의해야

강릉 주문진읍에 사는 일용직 노동자 A씨는 최근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일감을 받으려면 늦어도 오전 6시10분까지 용역사무소에 나가야 하지만 시내버스 운행시간이 조정되며 정시출근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본래 주문진읍을 거치는 시내버스 첫차는 오전 5시40분에 출발했지만 현재는 1시간 늦춰진 오전 6시40분에 운행을 시작한다.

사실상 '첫차'가 사라지며 A씨뿐만 아니라 이 시간대 버스를 이용하던 근로자들은 출근 시 지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A씨는 “희망택시를 이용하라고 하지만 두달간 한시적으로 운영해 임시방편”이라며 “정부에서 공공 부문 근로시간 단축제도의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고 호소했다.

도내 시내버스 노선과 운행시간이 잇따라 재조정되면서 버스를 이용하는 도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올해 7월부터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버스업체들이 인력·비용 줄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고성지역 주민들도 농어촌버스 운행이 줄어들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토성면 학야리를 지나는 오전 7시10분 시내버스 첫차가 내달부터 오전 9시에 출발해 속초로 출근하는 사람들은 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해당지역에서는 “첫차와 막차 시간은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강릉지역 시내버스의 경우 이달부터 11개 노선을 없애고 1개 노선을 신설해 운영 중이다. 앞선 올 9월 노선을 먼저 조정했던 동해지역은 4개 노선이 폐지되고 13개 노선은 운행 횟수를 줄였다. 이와 함께 춘천지역도 내달부터 4개 노선의 운행 횟수 감축, 7개 노선의 운행시간을 변경하는 등 조정에 나서 교통 오지에 거주하는 서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노승만 강원연구원 기획경영실장은 “시내버스는 공공성을 갖고 있기에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운행시간·노선 등을 조정할 때 시민과 협의가 가장 먼저 이뤄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김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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