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고령자·경단녀·장애인 위한 일자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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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고용복지플러스센터 구인·구직 만남의 날

생계차원 구직자 방문 이어져

취업자 수 84만명 최다 불구

취업 소외계층 구직난 여전해

지난 12일 오전 11시 춘천고용복지플러스센터 4층 대회의실. 춘천에서 두 명을 양육하고 있는 장모(여·45)씨가 취업 서류를 작성하고 있었다.

결혼하기 전 법률사무소에서 일했던 장씨는 자녀 출산과 함께 퇴직하게 된 경력단절여성이다. 장씨는 “결혼하기 전에는 다시 취직하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 정말 몰랐다”며 “인력이 필요한 업체는 많아도 경력이 끊긴 여성을 받아 줄 업체는 없다”고 호소했다.

이날 춘천고용복지플러스센터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에는 취업 소외계층인 40·50대 여성과 고령자, 장애인 등의 방문이 이어졌다. 그러나 취업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애태우고 있었다. 센터 관계자는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서는 정해진 기간마다 구직 활동을 했다는 증명서를 제출해야해 취업 취약계층은 적극적으로 구직 행사를 이용하는 편”이라고 했다.

30년째 다니고 있는 회사의 퇴직을 앞두고 재취업을 희망하는 류모(60)씨는 “퇴직하면 당장 수입이 끊기는데 취업난에 아들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가족 생계가 막막하다”면서 “나이 든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20여년 전 뇌병변 장애를 갖게 된 박모(50)씨도 구직활동 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박씨와 함께 온 어머니 김모(77)씨는 “7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에는 기초생활수급에 의지해 생계를 꾸려 나가고 있다”고 말하고 “버스 타고 1시간을 달려왔는데, 나이 들고 장애로 말조차 어눌해진 아들을 받아줄 곳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도내 취업자 수는 올 5월 말 84만명으로 최근 20년 중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취업 사각지대에 놓인 경력단절여성·고령자·장애인 등은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에서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희망을 잃어 가고 있었다.

이창길 고용노동부 강원지청장은 “취약계층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지원하는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혁신을 시도해 취업 사각지대를 줄여 나가겠다”고 했다.

박서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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