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삼척 승합차 전복 13명 사상… 산산조각난 코리안드림

태국인 근로자 2명 포함 4명 사망 … 파종작업 나섰다 사고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였다. “브레이크가 이상하다”는 다급한 목소리가 운전석 쪽에서 들려왔고 쪽파 파종에 나섰던 태국인과 70대 여성 근로자들은 순간 정신을 잃었다.

22일 오전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승합차 전복사고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승합차에는 태국인 9명과 70대의 여성 근로자 등 모두 16명이 타고 있었다. 정신을 잃거나 부상을 당한 근로자들은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나 태국인 근로자 2명을 포함해 4명이 숨졌다.

이날 발생한 사고로 태국인 근로자들의 '코리안 드림'도 산산조각났다. 2명이 숨지고 4명이 중경상을 입으면서 한국을 찾은 이들의 꿈도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국내 근로자도 대부분 70대 여성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22일 오전 7시33분께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지방도 910호선 석개재 중턱에서 경북 봉화를 지나 삼척 방면으로 내리막 구간을 운행하던 15인승 그레이스 승합차가 도로변 콘크리트 옹벽과 가드레인 등을 들이받고 언덕 아래로 구르다 나무 등에 가까스로 걸렸다. 차량에는 태국인 9명을 포함해 모두 16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날 사고로 운전자 강모(여·61)씨와 정모(여·61)씨, 태국인 P(남·45), T(여·35)씨 등 4명이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모두 숨졌다.

또 김모(여·78·중상)·전모(여·76·중상)·김모(여·70)·이모(여·69)씨 등과 태국인 S(남·39·중상)·W(여·32)씨 등이 중경상을 입고 삼척, 동해, 태백지역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중 상태가 양호한 김씨 등은 충남 홍성으로 병원을 옮기거나 퇴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새벽 1시50분께 충남 홍성의 인력사무소를 출발, 5시간가량 차량으로 이동해 작업 예정이던 봉화지역 밭을 찾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들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차가 흔들리며 중심을 잃었고 아수라장이 됐다”고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모씨는 “가까스로 기어서 차량 밖으로 나와 보니 일행들이 피를 흘린 채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운전자 강씨가 숨져 부상자들의 진술을 중심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 태국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2명, 여성 1명 등 경상자 3명이 사라져 스스로 종적을 감춘 것으로 보고 수색에 나섰다.

삼척=유학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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