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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소방도로 개설로 100년된 한옥 철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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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도로 개설을 위해 철거 위기에 처한 강릉시 옥천동의 건립된 지 100여년 된 한옥의 모습.

강릉시 옥천동 도시재생 일환 관통도로 계획 논란

후손 “유서 깊은 전통 가옥” 국민권익위 통해 반발

시 “문화재적 가치 부족” … 장기 안목 필요 지적도

강릉시가 옥천동 도시재생 사업을 벌이면서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소방도로 개설을 위해 100여년 된 한옥을 허무는 계획을 수립하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시는 옥천동 소방도로 개설을 위해 지난 3월부터 땅주인들의 동의를 받아 도로개설 토지수용작업을 벌여 대부분 매입한 상태다. 지난달 29일 옥천동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특화골목길 조성 상업문화가로 조성하는 내용의 주민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옥천동 128-1번지 '옥거리 동녁댁'으로 불리는 한옥을 우회해 도로를 개설하는 1안과 한옥을 허물고 도로가 관통하는 2안이 제시됐고, 대부분의 주민은 2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한옥집의 후손인 최모씨는 이 같은 방침에 반발했다. 최씨는 시와 국민권익위원회에 문서를 보내 “1923년에 지어진 한옥집이 도시재생사업이라는 미명 아래 헐리는 것을 막아 달라”며 “이 집은 오죽헌이 문화재로 지정될 당시 문화재 관계자들이 문화재로 지정하자고 제안했던 곳이었으나 부친이 허락하지 않아 지정되지 못한 유서 깊은 전통가옥”이라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해당 소방도로 개설은 1970년대 도시계획 도로로 만들어진 옥천동 주민의 숙원으로 주민들 대부분이 한옥집을 헐고 십자형의 도로 개설을 희망하고 있다”며 “문화재 담당과 주변 전문가 자문을 종합한 결과 해당 한옥이 많이 변형돼 문화재적 가치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시의 입장에 대해 임동일 강릉원주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주민 편의를 위해 도로를 개설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의미의 도시재생과는 거리가 멀다”며 “도시재생작업은 현재의 상태를 존중해 가며 가치를 더하는 측면에서 주민 설득과 장기적인 안목으로 도시재생 전략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시도시재생지원센터는 옥천동 주민협의체 위원들과 함께 주민을 대상으로 도로 개설 문제를 포함한 특화골목길 조성 상업문화가 조성사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강릉=조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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