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문화예술계 이사람을 주목하다>(9)공연 기술감독 최웅집씨

"공연예술 제작 독보적 존재"

2000년 분야별 전문인력 모아 ‘스탭서울’ 설립해

서울아트마켓 등 주요 행사 기술총괄 해마다 맡아

무대기술 실험 가능한 공연제작지원센터 건립 꿈꿔

20년째 공연예술 제작에 몸담고 있는 춘천 출신 최웅집(39·기술감독)씨는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인물이다.

방송·영화제작만큼 인지도도 높지 않고, 대부분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던 구성연출가 제작·기술·무대·음향감독 등 공연예술 분야별 전문인력을 모아 2000년 ‘스탭서울’을 설립했다.

2002년 개인회사에서 법인으로 전환된 ‘스탭서울’은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서울아트마켓’ 등 공연예술계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행사의 기술총괄을 매년 맡고 있다.

최웅집씨는 1984년 강원고교 재학시절, 연극반 ‘파란자전거’로 이 길에 첫 발을 내디뎠다.

최 씨는 “5세 때 바이올린을 배워 음악을 좋아했는데 연극동아리 1기 멤버로 추천받아 음향스태프를 맡았다”며 “문학 음악 연기 미술 등 여러 예술이 어우러지는 연극의 종합예술적 측면에 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고교 졸업 후 공연예술 제작 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우길 희망했지만 관련 교육과정은 전무했다.

그는 현장으로 갔다.

춘천과 서울 극단, 전용극장의 스태프로 일하며 밑바닥에서부터 기본을 닦았다.

전문서적을 읽고 싶어도 번역본이 없어 외국 원서를 사서 보았고, 유럽과 호주를 다니며 선진국의 사례를 배웠다.

그는 “현장에서 터득한 점을 원서에서 확인하고 정리했다”며 “나를 가르친 것은 현장과 선배들”이라고 주저없이 말했다.

체화된 지식을 쌓아가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스탭서울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지난해 1월부터 무대기술전문 월간지 ‘더 스태프(The STAFF)’를 발간하고 서울시 소재 공연장의 기술정보를 구축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축적된 정보를 토대로 광주 아시아예술극장을 비롯해 건립중인 공연장에 기술정보를 제공하고 컨설팅을 맡기도 한다.

최웅집씨는 공연예술이 ‘흥미’로 선택되고 ‘방문객 수’와 ‘재정수익’으로 예술축제의 성공여부가 평가되는 현실이 불만이다.

기획자와 공연단체, 무대스태프들이 ‘노 개런티’로 모여 ‘십시일반’으로 축제를 펼치는 ‘춘천아트페스티벌’을 2002년부터 매년 춘천시어린이회관에서 개최하는 이유이다.

최 씨는 “예술은 진실할 때만 관객에게 감동을 주고 서로 소통할 수 있다”며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의 다양한 개성이 어우러지고 주객이 전도되지 않은 축제의 순수성을 되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춘천아트페스티벌에서는 국내 유일하게 야외공연무대 실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무대기술스태프워크숍’을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언젠가는 무대 기술 연구와 실험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공연제작지원센터’를 건립하는 것이 그의 오랜 바람이다.

춘천에서 거주하고 있는 최웅집씨는 “예술의 본질에 충실하고 공연을 위한 철저한 준비를 기본자세로 삼고 일한다”며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뒤처져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분야이지만 발전의 기반을 닦는다는 자부심을 갖고 열정을 쏟겠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peac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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