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웃다가 울다가 반짝반짝 빛나는 삶의 순간들

소설가 김애란 첫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김유정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김애란씨(사진)가 첫 장편 '두근두근 내 인생(창비刊)'을 펴냈다. 그는 소설집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등으로 한국일보문학상, 신동엽창작상, 이효석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을 받으며 한국문학을 이끌 차세대 기대주로 꼽혀왔다.

첫 장편인 이번 소설은 희극과 비극을 절묘하게 오가며 눈물 나는 사연보다는 일상 속에서 기적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들을 건져 올려 눈물과 웃음 사이의 균형을 잡는다.

열일곱 나이에 덜컥 아이를 낳은 부모와 빨리 늙는 병에 걸려 여든의 몸을 가진 아들. 아들 아름은 부모보다 더 먼저 늙고 병든 몸으로 살아야 하는, 또 그런 자신의 모습에 가슴 아파하는 부모를 바라봐야 하는 슬픈 운명을 타고났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아름은 부모의 사랑을 그린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또 TV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출연을 계기로 비슷한 처지의 동갑내기 여자아이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자신에게는 찾아오지 않을 줄로만 알았던 가슴 뛰는 사랑을 처음 느낀다. 그 설렘의 결말은 달콤하지 않지만 소설은 끝까지 온기를 잃지 않는다.

작가 김씨는 “지나온 제 10대와 20대에 손들어 인사하고, 앞으로 제게 올 시간과도 인사하는 느낌이에요. 제가 만든 인물이지만 아름이를 알게 돼서 행복했어요. 누구나 어린 시절이 있고 늙기도 하니까 독자들도 아름이를 자신의 과거이자 미래라고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2002년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에 '노크하지 않는 집'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를 졸업했다. 356쪽. 1만1,000원.

남궁현기자 hyunng@kwnews.co.kr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