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얻고자 한다면 법으로 지배하라 … `한비자 교양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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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전연구의 석학 가이즈카 시게키가 중국 법가 사상가를 대표하는 한비의 삶과 시대를 새롭게 조명한 '한비자 교양강의'를 내놨다.

한림대 출신의 이목씨가 번역한 이 책은 법가 사상가로서가 아니라 한나라 왕족으로 태어나 청년기부터 말년에 이르기까지 부단히 고민하며 사유의 변화를 겪고 사상을 다듬었던 입체적인 인물로서 한비의 삶과 사상에 조명했다.

특히 그동안 정설로 받아들인 사마천 '사기'의 한비열전의 진실성을 과감히 반박하면서 학계에 파장을 일으킨다.

게다가 한비가 존경했던 인물 자산(子産)에 대한 전승들을 찾아 한비가 추구한 정치가의 이상을 짚어내기도 했다. 또 진시황릉에서 발견된 흙인형들의 모습으로 당시 진나라 사람들의 민족 구성과 생김새를 추론하는 것은 물론, 별다른 맥락의 설명없이 실려 있는 '한비자' 속 세 통의 편지를 통해 진시황과 한비자, 이사 사이에 벌어진 상황을 재구성하기도 한다. 먼 과거 얘기에다 한정된 사료의 한계 속에서 주목되지 않았던 단서와 상상력을 최대한 활용해 한비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행적을 되살려 내는데 충실했다는 평이다.

'천하를 얻고자 한다면 법으로 지배하라'라는 가르침을 남긴 한비의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어느새 격랑의 전국시대에 들어선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돌베개 刊. 288쪽. 1만2,000원.

허남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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