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활용 고민없이 철거된 문화올림픽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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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제비엔날레 2018' B홀 전시장 폐막 한달 만에 해체

지역문화예술계 “혈세 투입 예술적 가치 담은 건물 아쉬워”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문화올림픽을 이끈 '강원국제비엔날레 2018'의 B홀 전시장이 전시 폐막 한달여 만에 모두 철거됐다.

'강원국제비엔날레 2018' B홀 전시장은 도립미술관이 없는 상태에서 기획된 비엔날레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 인근 부지 2,000㎡에 컨테이너 30여개를 동원해 만든 독특한 구조물이었다.

5대양 6대주를 누비던 해외 수출용 컨테이너라는 상징성, 전체적으로 기계적이며 차가운 느낌은 '악의 사전'이라는 전시 테마와 잘 어울리는 핵심 공간으로 각광받았다.

주최 측에 따르면 B홀 전시장의 설치비에만 7억원이, A·B동 내부 인테리어까지 포함하면 10억원이 투입됐다. 문화올림픽의 레거시가 될 뻔한 이 건물은 동계패럴림픽과 비엔날레가 끝난 3월 말부터 곧장 철거작업이 시작됐다.

지난달 중순 모든 해체가 끝나 해당 부지는 현재 허허벌판으로 남았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B홀 전시장이 예술가들의 창작실이나 독특한 전시장으로 활용하는 방법 등을 생각해 볼 틈도 없이 한순간에 사라진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비엔날레 측은 “개최지역인 강릉시와 지난해부터 건물의 사후활용 등에 대한 논의를 했으나 시에서 해당 부지의 활용 계획이 있다고 밝혀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 문화예술인은 “혈세가 투입되고 공들여 건축된 예술적 건물이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정책으로 사라지는 현상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영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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