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심사평-광개토여왕]"승자 독식·젠더 갈등 뒤집은 딱지게임 한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다문화 가정, 부모의 이혼, 학원 문제 등에 이어 올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환상동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사이버 세상과 친숙해졌거나 현실이라는 벽이 높은 데서 오는 현상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까지 남은 ‘합격 딱풀', ‘우주빵집 카이롤리', ‘유령출판사에 오세요' 역시 그런 환상을 주요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당선작인 ‘광개토여왕'은 생활동화임에도 오히려 신선하고 새로웠다. 이 작품 역시 판타지적 요소가 부분부분 나타나지만 이야기의 극적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하면서 오히려 삶이라는 현실을 동화적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딱지 따먹기 내기의 강자인 주인공은 이긴 자가 딱지를 다 갖는 ‘진빠' 게임을 고집하고 이 때문에 갈등한다. 하지만 새로 나타난 강자와 겨루기를 하면서 독식의 부조리를 알고 그와 이겨 딴 것의 반을 나누어주는 ‘가빠'라는 게임법칙을 세운다.

딱지 게임이 주된 스토리지만 그 안엔 승자독식, 또는 부익부의 비정함이 드러나기도 하고, 곁가지이긴 해도 우리 사회의 이슈인 젠더 등을 암시하는 짧지만 생각할 거리가 풍부한 글이다. 구성이 짜임새 있고, 게임을 소재로 하는 글답게 비정하거나 속도감 있는 표현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당선을 축하 드린다.

원유순·권영상 아동문학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