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춘천 출신 유도 조구함, 9분35초 혈투 끝 日 울프에 연장 석패…은메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사진=연합뉴스

춘천 출신 한국 유도 간판 조구함(KH그룹 필룩스·세계랭킹 6위)이 일본 유도 심장부에 은메달을 꽂았다.

조구함은 29일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100㎏급 결승에서 일본 혼혈선수 에런 울프에게 안다리 후리기 한판으로 패해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 한국 유도 첫 은메달을 안겼다.

조구함은 경기 시작 후 39초 만에 울프와 지도(반칙) 1개씩을 받았다.

이후 힘 싸움을 하면서 정규시간 4분을 모두 보냈다.

조구함은 처절하게 연장전을 펼쳤다. 연장전은 무제한으로 진행되며 절반 이상의 기술을 성공하거나 한 선수가 지도 3개를 받으면 반칙패로 끝난다.

조구함은 골든스코어 49초에 소극적인 공격을 펼쳤다는 이유로 두 번째 지도를 받았고, 울프는 골든스코어 1분 30초에 깃 잡기 반칙으로 역시 두 번째 지도를 기록했다.

이후 두 선수는 체력이 바닥날 때까지 힘 싸움을 펼쳤다.

조구함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골든스코어 5분 35초에 통한의 안다리후리기를 내주며 한판패를 기록했다.

두 선수는 총 9분 35초 동안 경기를 치렀다.

1992년 7월 30일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난 조구함은 우석초등학교 재학 시절 선생님의 권유로 유도를 시작했고 대성중, 청석고를 거쳐 용인대에 진학했다.

2018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2019 아부다비그랜드슬램 우승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입상하며 해당 체급 강자로 이름을 날렸다.

조구함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대회 개회를 3개월 앞두고 왼쪽 전방십자인대를 다치는 불운을 겪었다.

그는 올림픽 출전을 강행한 끝에 16강에서 탈락했다.

5년간 이를 간 조구함은 도쿄올림픽에서 결승 무대를 밟았지만, 마지막 고비는 못 넘었다.

조구함은 이날 경기에 대해 "상대가 강했던 것"이라며 "국가대표 생활을 10년 동안 하면서 가장 강한 상대를 만난 것 같다. 인정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몇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살리지 못했다"며 "울프가 그 공격을 잘 막았다"고 덧붙였다.

조구함은 "울프가 나름대로 나를 잘 연구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나보다 준비를 더 많이 한 것 같더라. 부족함을 느낀다"라고 깨끗하게 말했다.

조구함은 "사실 코로나19 확산 문제 때문에 훈련하기가 어려웠다"며 "한국 선수 모두 메달권 실력을 갖췄는데 훈련 환경으로 인해 힘든 과정을 거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 역시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동기부여를 잃어가는 상황이었다"며 "소속팀 회장님께서 좋게 평가해주셔서 도쿄올림픽을 잘 준비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지원기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