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러 지상군,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북부 3면에서 일제히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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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주요 도시 미사일 피격…"8명 이상 사망" 키예프 교민 "패닉 상태…피란행렬로 도로 꽉 막혀" 국제사회 일제히 규탄…유럽·나토 "즉각 대응할 것"

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 개시를 전격 선언하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북부 3면에서 일제히 공격을 개시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새벽 5시부터 우크라이나 전역에 러시아군의 공격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기반시설과 국경수비대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으며 많은 도시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언론은 키예프의 군 사령부 중심지와 북동부 하리코프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는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에서도 폭격이 발생했으며 키예프와 키예프 인근 보리스필 국제공항을 포함해 크라마토르스크, 오데사, 하리코프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키예프와 리비우에선 공습경보도 발령돼 시민들이 지하철역으로 대피했다. 서부 도시 리비우엔 미국 대사관 등 여러 외교 공관이 대피한 곳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곳곳의 군사 시설을 정밀 타격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방공망과 공군기지, 항공기 등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스푸트니크 통신 등이 전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도시의 민간인이 있는 지역을 겨냥해 미사일 공격이나 포격을 하지 않는다"면서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위협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8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지상군도 여러 방향으로 우크라이나에 진입하고 있다.

AFP통신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개전을 선언한 지 몇 시간 만에 러시아 지상군이 여러 방향에서 우크라이나로 넘어왔다고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를 인용해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에서 러시아 탱크 등 각종 군사 장비가 우크라이나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북부에서는 벨라루스 국경을 따라 러시아군의 공격이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경을 따라 벨라루스의 지원을 받는 러시아군의 포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경수비대는 러시아군이 포병과 중장비 무기, 소형 무기 등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국경부대와 순찰대, 검문소를 공격하고 있으며 국경수비대도 반격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또 북동부 체르니히프에서도 러시아군의 대오가 목격됐다고 국경수비대가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우크라이나 반군이 우크라이나 관리 아래 있던 루간스크주 스차스티예 등 2곳을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친러 반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루간스크·도네츠크주) 지역을 2014년부터 절반 정도 장악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작전 강행하면서 수도 키예프 근처에서 미사일 공격이 이뤄지자 키예프에 아직 남은 우리 교민들은 두려움 속에 피란 행렬에 올랐다.

이날 키예프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당하면서 시내에 5∼6차례 폭발음이 난 뒤 공습 사이렌이 울리자 다들 '패닉상태'에 빠졌다고 현지 교민은 전했다.

키예프에서 무역업체를 운영하는 김도순 대표는 "피란 행렬이 키예프에서 고속도로로 나가는 도로에 꽉 차면서, 차가 엄청나게 막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경까지 가려면 600㎞는 가야 하는데, 일단 처가 식구들을 안전한 쪽으로 대피시켜놓고 우리 가족은 어떻게든 국경을 넘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13일자로 우크라이나를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했고,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돈바스 지역 진입 명령 이후 잔류 국민에게 출국 또는 리비우나 오데사 등 우크라이나의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라고 권고했다.

우크라이나에 아직 체류중인 우리 국민은 선교사 14명, 유학생 4명, 자영업자와 영주권자 등 46명 등 64명이다.

이는 크림반도 지역 교민 10명과 주재 공관원 21명을 제외한 숫자다.

또 16일부터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와 폴란드 남동부 메디카 국경검문소 인근 프셰미실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우리 국민의 육로 대피를 지원하고 있다.

폴란드 국경수비대에 따르면 이번 달 초부터 13일까지 폴란드 메디카 국경검문소를 통해 입국한 우리 국민은 5명이고, 16일 이후에는 폴란드 코르쵸바 국경검문소를 통해 1명이 입국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공관 관계자는 "잔류 교민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안전지역 또는 안전장소로 이동을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공격을 강행하자 국제사회가 일제히 규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즉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한 이유가 없는 공격'으로 규정하고 단호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치명적 인명 손실과 고통을 초래할 계획적인 전쟁을 선택했다"며 "이 공격에 따른 죽음과 파괴의 책임은 오로지 러시아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맹, 파트너 등 전 국제사회가 집단으로 러시아에 가혹한 제재를 부과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즉각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무모하고 부당한 공격을 감행했다"며 강력히 규탄하고 "수많은 민간인 목숨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AFP·로이터 통신이 보도했.

그러면서 "우리의 반복적인 경고와 지칠 줄 모르는 외교적 노력에도 러시아는 또다시 주권국이자 독립국을 공격하는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행위는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러시아가 군사 행동을 즉각 멈추고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 어두운 시기에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그리고 이유 없는 공격과 두려움에 직면한 무고한 여성, 남성, 아이들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유럽 정상들도 즉각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러시아의 군사 작전이 국제법을 확연히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숄츠 총리는 "독일은 형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언어로 푸틴 대통령의 부도덕한 행동을 비난한다"며 "우크라이나와 그 국민들에게 우리의 결속을 전한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우크라이나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나 놀랐다"며 "푸틴 대통령은 이 정당치 못한 공격을 개시함으로써 유혈사태와 파국이라는 길을 선택했다"고 규탄했다.

존슨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얘기를 나눴다며 "영국과 우리 동맹들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도 러시아의 공격 개시를 규탄하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가장 어두운 시기라고 말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러시아의 공격이 정당하지 않다고 비난하며 유럽과 나토가 즉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도 이번 사태에 즉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며 러시아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제재 부과를 촉구했다.

이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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