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8일 '성 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 대표는 윤리위 징계로 반년 동안 직무 수행이 어렵게 되면서 정치 생명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윤리위는 전날 오후 7시부터 이날 새벽 2시 45분께까지 국회 본관에서 약 8시간에 걸친 심야 마라톤 회의를 열어, 이 대표의 소명을 듣고 내부 논의를 거친 끝에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1일 윤리위의 징계 절차 개시가 결정된 지 78일 만이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징계 결정 사유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이하 당원은 윤리규칙 4조 1항에 따라 당원으로서 예의를 지키고 자리에 맞게 행동하여야 하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근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준석 당원은 김 실장이 지난 1월 대전에서 장모 씨를 만나 성상납과 관련한 사실확인서를 작성받고 7억원 상당 투자유치약속 증서를 작성해준 사실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소명했으나, 윤리위가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위 소명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위원장은 "징계 심의 대상이 아닌 성 상납 의혹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면서 "그간 이준석 당원의 당에 대한 기여와 공로 등을 참작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리위는 이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증거인멸 의혹에 연루된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에 대해서는 '당원권 정지 2년' 징계를 결정했다.
윤리위 징계 처분은 경징계에 해당하는 경고부터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등 중징계까지 총 4단계가 있다.
지난달 23일 이후 2주 만에 열린 이날 회의에는 윤리위원 9명 중 8명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윤리위에 출석해 2시간50분간 소명했고, 김 실장도 2주 만에 다시 윤리위에 출석해 추가 소명을 했다.
앞서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은 2013년 사업가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주장으로, 대선 기간인 작년 12월 말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제기하면서 처음 불거졌다.
이후 가세연은 지난 3월말 '성상납 의혹이 나온 직후 이 대표 측근인 김 실장이 제보자를 만나 성상납이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받으면서 7억원 투자 각서를 써줬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하며 이 대표를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 윤리위에 제소해 지난 4월21일 징계 절차가 개시됐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이 대표는 윤리위 징계 결정에 불복할 경우 징계 의결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윤리위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대표에 대한 징계는 빠르면 18일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다만, 이 대표가 이의신청을 하더라도 윤리위가 이를 이유 없음으로 기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당규에는 '당 대표가 특별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윤리위원회 징계 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다. 하지만, 제척 사유 등 논란으로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 대표에게 중징계가 내려져 사실상 '당 대표 궐위' 상태가 되면서, 당헌에 따라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 대행을 맡게 될 전망이다. 당 기조국 관계자는 "이 대표의 당원권 정지 징계 효력은 지금부터 시작되며, 권성동 원내대표가 곧바로 당대표 권한대행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성 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부인해 온 이 대표는 여론전 등을 통해 반격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일단 이번 결정으로 리더십과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이 대표는 징계를 수용할 수 없으며, 당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윤리위 재심 청구,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대표에 대한 중징계 결정이 내려지면서, 이 대표의 향후 거취와 맞물려 차기 지도 체계를 놓고 당권 다툼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집권 여당 현직 대표에 대한 사상 초유의 중징계 결정으로 인해 국민의힘은 리더십 재정립 등을 두고 시계제로 상태에 놓이는 등 당분간 극심한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6월까지 임기인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 확정 시 내년 1월 중순까지 대표직 수행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집권 여당 대표의 공백에 대한 우려 등을 이유로 이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이 대표에게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징계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사필귀정"이라고 평가했다.
신 대변인은 "집권 여당 당 대표라는 지위의 무거움이나 제기된 의혹의 죄질에 비추어 중징계는 당연하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 대변인은 그러나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은 여전히 '의혹'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라며 "국민의힘은 당 대표에게 제기된 충격적인 의혹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징계를 받은 이 대표는 물론이고, 핵심적 판단을 회피한 국민의힘 또한 국민께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이 사안을 회피하기에 급급해하며 국민의 눈을 가렸다"면서 "이 대표 징계 문제를 당권싸움에 이용하는 추태를 연출했다"고도 말했다.
이어 "중징계가 있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공당의 책임과 국민에 대한 도리는 철저히 외면되는 등 이 대표 징계와 별개로 국민의힘 또한 이 사건의 공범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국민의힘의 책임 있는 사과와 반성을 요구한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