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직접 만지고 느끼는 특별한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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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위한 작품전

문유미 作 삐삐머리

‘눈으로만 보세요, 만지지 마세요.' 전시장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하지만 작품 보호를 위해 쓰인 이 평범한 문구는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들을 한순간에 ‘문화 소외자'로 만들어 버린다.

이처럼 작품을 직접 만지고 느끼면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전시가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춘천에서 시각예술 활동을 하는 공공미터 협동조합이 13일부터 만질 수 있는(?) 전시를 춘천 상상마당 갤러리 1, 2관에서 개최한다.

신리라 作 오후 4시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을 타이틀로 한 이번 전시는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은 엄두도 낼 수 없었던 미술작품을 촉감을 통해 느낄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장애인들도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제거하고자 하는 운동인 배리어 프리의 성격도 담긴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전시는 어떤 예술작품도 시각장애인의 눈으로 관람할 수 없다는 문제 의식에서 비롯됐다.

갤러리 1관에서는 9명의 춘천 작가가 제작한 20여 점의 조각품, 물감을 여러 번 덧칠해 두껍게 만든 회화, 천 재질로 된 조각보, 점토를 이용해 만든 작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2관은 춘천 특수학교인 명진학교 학생들과 함께 협업해 만든 예술작품과 준비 과정을 영상과 사진으로 담은 아카이빙 전시가 열린다.

지유선 作 미지의 세계

시각장애인은 전시장에 설치한 로프를 따라 걷다가 로프가 끊긴 지점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일반인의 경우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안대를 끼고 작품을 관람하도록 할 예정이다.

문유미 공공미터 협동조합 총괄기획자는 “장애인과 같이 문화적 소외자들에게도 작품 감상의 기회를 만들어 시각예술 분야의 한계성을 극복하고자 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문화를 향한 그들의 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7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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