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의 지역출판사 5곳이 고른 서로 다른 키워드로 에세이 시리즈 '어딘가에는 000' 를 발간했다.
2년 전 정은영 남해의봄날 대표의 전화 한 통, 제안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로 모두 다섯권의 책이 완성됐다.
강원 고성 온다프레스가 펴낸 '어딘가에는 아마추어 인쇄공이 있다'는 강원도 태백에서 아내와 함께 레터프레스(활판 인쇄) 작업을 하고 있는 이동행 작가의 산문집이다. 이 부부의 태백 정착기부터 일상적인 하루까지 만나볼 수 있다.
경남 통영 남해의봄날이 펴낸 '어딘가에는 원조 충무김밥이 있다'는 길가에 즐비한 수많은 원조 충무김밥 중에 진짜 원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충무김밥을 통해 보는 지역의 향토사와 음식문화사,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통영항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지역이 생활사와 다채로운 음식 문화를 알아본다.
전남 순천 열매하나가 펴낸 '어딘가에는 마법의 정원이 있다'는 대학을 나와도 끝없는 경쟁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에 숨을 고르기 위해 저자는 부모님이 사는 순천으로 내려온다. 그렇게 시작된 지역에 대한 애정으로 그는 스스로를 '생태문화기획자'라 칭하며 지역의 가치를 알린다.
대전 이유출판이 펴낸 '어딘가에는 도심 속 철공소가 있다'는 대전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로컬숍을 운영하는 임다은 작가의 로컬에 대한 애정으로 도시 탐방기를 담아냈다. 그는 70여 년의 시간을 간직한 원동의 철공소 거리에서 청춘을 바친 장인, 세 명을 만났다.
충북 옥천 포도밭출판사가 펴낸 '어딘가에는 싸우는 이주여성이 있다'는 이주 여성들의 차별과 편견을 담아냈다. 이름을 부르지 않고, 서슴없이 반말을 하기도 하는 사람들. 모국어 사용을 금지당한 이주여성들은 자식에게도 모국어를 가르치지 못한다. 그들의 삶을 기록했다.
박대우 고성 온다프레스 대표는 "지역이 마치 수도권 2호점처럼 계속해서 서울을 따라 가려고 한다"며 "유심히 주변을 둘러보면 지역의 색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으므로 지역이 가진 개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