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지표가 악화되며 지역 차원에서 대안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이 올해 초 발표한 ‘2021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도내 중·고교생들의 스트레스 인지율(평상시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은 39.6%로 전국 평균보다 0.8%포인트 높았고, 우울감 경험률도 28.5%로 전국 평균을 1.7%포인트 웃돌았다. 또 자살 계획률은 2019년 3.3%, 2020년 4.4%, 2021년 5.1%로 해마다 상승했다.
안상태 전교조 강원지부 정책실장은 “정서적으로 고립된 학생이 많다는 의미”라며 “자신의 미래를 홀로 개척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고립감은 더 심해지기 때문에 진로 탐색의 기회가 확대되고 상담 활동도 충분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배성제 강원교총 회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조기에 심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며 “학생 인권도 중요하지만, 교사가 학생을 지도할 수 있도록 생활지도법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상규 한림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온라인 중독은 학교폭력 등 범죄뿐만 아니라 우울감, 정서·신체적 발달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평가 및 개입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디지털 기기를 올바로 사용하도록 예방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녀와 부모와의 관계 회복도 중독 치료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도 청소년들의 스트레스를 풀어 줄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인필 강원아동청소년권리센터 소장은 “청소년들이 어떤 고민을 안고 있는지 파악하고, 어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또래들끼리의 정보로 그릇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석연 강원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장은 “부모와의 소통 시간이 적어 갈등이 커지는 경우가 많은데 청소년들이 가정 안에서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