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新팔도명물]“여름철 원기보충엔 내가 최고”… 펄떡펄떡 기운센 바다의 장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스태미나의 왕 '통영 바닷장어'

◇바닷장어 간장양념구이 사진제공=근해통발수협

국내 유통 바닷장어 70% 이상 통영 위판

연 1만2천~1만4천톤 잡아 1천억원 위판고

원통형 플라스틱 통발 사용해 손상 최소화

일본으로 수출되던 고급 어종=바닷장어는 비교적 최근에서야 한국인의 대표 보양식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어종이다. 조선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잡지 않던 어종이었지만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을 위해 우리나라에서 처음 잡기 시작하다 1970년대 이후부터 본격적인 조업에 나섰다. 1908년 간행된 ‘한국수산지’ 제1집에는 ‘붕장어는 우리나라 전 연안, 특히 남해안에서 많이 잡히는데 일부러 잡지는 않았다’고 쓰여 있으며, 1942년 조선총독부 통계연보에 186척이 붕장어 통발을 하고 있다는 기록이 있다.

일본인들이 워낙 선호하다 보니 처음엔 생산량 대부분이 일본으로 수출되는 고급 어종이었으나 바닷장어의 스태미나 효능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서서히 대중화됐다.

통영서 우리나라 유통량 70% 위판=바닷장어의 최대 집산지는 통영이다. 통영시에 본소를 둔 근해통발수협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바닷장어 70% 이상이 위판된다. 근해통발수협에는 60여 척의 장어통발 어선들이 소속돼 있으며 한 해 1만2,000~1만4,000톤의 장어를 잡아 1,000억원의 위판고를 올리고 있다. 통영, 홍도를 비롯해 전남 여수, 흑산도, 멀게는 제주도까지가 주 조업지다.

붕장어 한 마리를 잡기 위해선 거친 파도 속 어부들의 고군분투가 뒤따른다.

장어통발 어선이 사용하는 장어통발은 한 줄에 그 수만 해도 1만개, 길이는 약 90㎞에 이른다. 통발에 미끼를 넣고 바다에 빠트리는 데만 6시간, 이를 다시 거둬들여 잡힌 장어를 끄집어내는 양망 작업에는 7~8시간이 소요된다.

김봉근 통영근해통발수협 조합장은 “근해장어통발은 원통형의 플라스틱 통발을 사용하기 때문에 어획 과정에서의 손상을 최소화시켜 품질이 우수하다”며 “국내 생산량 대부분이 통영항에서 집하돼 전국으로 유통될 만큼 통영은 바닷장어의 중심지”라고 설명했다.

◇근해통발수협이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활장어로 생산한 가공제품.

최고의 스태미나 보양식=바닷장어는 연중 잡히지만 여름부터 가을까지가 제철이다. 통영 사람들은 봄 도다리나 가을 전어만큼이나 여름 장어를 쳐 준다.

동의보감에서는 바닷장어가 영양실조와 허약 체질에 좋고 각종 상처를 치료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일본의 고대 의학 서적에서는 바닷장어가 밤의 귀족이라며 최고의 정력식으로 꼽기도 했다.

바닷장어는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자신의 몸을 충분히 살찌운 뒤 수온이 차가워지면 아무것도 먹지 않고 몇 달 동안 수만 리 바다를 헤엄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생태만 보더라도 최고의 강정식품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영양성분에서도 바닷장어는 단백질을 비롯해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영양 덩어리다. 또 칼슘, 인, 철분 같은 미네랄이 풍부해 허약한 체질이나 노인들의 건강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

무게가 1~5㎏가량 되는 대물 장어는 같은 양의 쇠고기에 비해 거의 200배가 넘는 비타민A를 함유하고 있으며 불포화지방을 함유해 혈관이 노화되는 것을 예방하고 스트레스 해소, 노화 방지, 허약 체질 개선, 병후 회복 등에 널리 쓰인다.

◇근해통발수협이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활장어로 생산한 가공제품.

세상 시름 잊게 하는 고소한 맛=바닷장어의 고향 통영에서는 바닷장어를 주로 탕과 구이, 회로 먹는다.

장어탕은 더위에 지친 여름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통영에서는 ㎏당 1~2마리 정도의 큰 장어로 장어탕을 끓인다. 바닷장어 뼈로 국물을 우려 깊은 맛을 더하고 발라낸 장어 살을 덩어리째 넣어 감칠맛을 더한다. 맑고도 시원하고 얼큰하면서도 구수한 국물이 특징이다. 통영의 대표 음식 시락국(시래깃국)도 바닷장어를 갈아 구수하고 깊은 맛을 더해 끓인다.

바닷장어의 진미는 역시 구이를 먹어봐야 알 수 있다. 통영의 장어구이는 싱싱한 장어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맛을 낸다. 식당 한쪽 편에 석쇠를 얹어놓고 장어를 구우면 고소한 향기가 진동한다. “팔순 노인도 장어 굽는 냄새를 맡으면 힘이 불끈 솟는다”는 이야기가 실감 날 정도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장어 살을 양념장에 푹 찍은 후 깻잎에 마늘, 고추, 생강 채를 넣고 한 잎 싸서 입속에 넣으면 주당이 아니라도 소주 한 병 생각이 안 날 수가 없다.

바닷장어 회는 껍질을 벗겨 썰어낸 후 기름기와 물기를 꼭 짜내주어야 한다. 헝겊을 이용해 짜내거나 소형 탈수기에 넣어 돌린다. 통영에서는 콩가루와 함께 먹기도 한다. 고소하면서 쫄깃거리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근해통발수협은 통발어선들이 갓 잡아 올린 살아 있는 장어를 가정에서 바로 요리할 수 있도록 바닷장어 상품들을 출시했다.

통발수협의 손질 장어는 50㎝ 이상의 활 바닷장어로 만든다. 깨끗하게 세척한 장어에서 머리와 뼈를 발라내고 먹기 좋게 자른 뒤 벌집 모양의 칼집을 내고 영하 32도에서 급속 동결해 진공포장한 제품이다.

가정에서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소금을 뿌려 굽거나 냄비에 무와 함께 양념을 넣어 조리거나 바삭하게 튀겨 장어강정으로 요리할 수 있다. 또 아예 특제 간장양념을 묻혀 바로 구워 먹을 수 있도록 가공한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근해통발수협 이충경 중매인은 “통영 바닷장어 맛은 그 싱싱함에서 오는 특유의 담백하면서 고소한 맛이 있다”며 “먹어 본 사람만이 통영 바닷장어의 맛을 알 수 있다”고 자부했다.

경남신문=김성호기자 / 편집=주현정기자

푹푹 찌는 여름 몸보신이 필요한 계절이다. 기력 회복, 원기 충전을 위한 많은 식재료가 있지만 바닷속 음식 중 ‘스태미나’ 하면 떠오르는 어종이 바로 바다의 장사 ‘장어’다.

우리들이 먹는 장어는 뱀장어라고 불리는 민물장어와 바다에 사는 장어로 나뉜다. 바다에 사는 장어는 다시 바닷장어(붕장어, 아나고), 갯장어(하모), 그리고 먹장어(곰장어)가 있다. 이 가운데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은 바닷장어다. 바닷장어는 우리에겐 붕장어 혹은 일본식 이름인 ‘아나고’로 더 친숙하다. 생존력이 탁월하고 힘이 좋아 원기 회복 활력 충전의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성어로 완전 성장하는 데는 4년이 걸린다. 낮에는 모랫바닥에 몸통을 반쯤 숨긴 채 살며 밤에는 다른 물고기를 사냥하는 바다의 포식자다. 또 다른 장어보다 깊고 수온이 낮은 바다에 주로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와 서해 바다에서 연중 잡힌다.

양식을 통해 생산하는 민물장어와 달리 바닷장어는 수족관에 갇히는 순간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는 습성 때문에 양식이 불가능해 시중에 유통되는 바닷장어 100%는 자연산이라고 보면 된다.

경남신문=김성호기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데스크 인터뷰

강원의맛·지역의멋

타임머신 여행 라떼는 말이야

메트로폴리탄 뉴욕 핫플의 어제와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