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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병변 장애인 수개월간 성폭행한 활동지원사 징역 10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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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피해자 진술 구체적이고 신빙성 높다" 판단

중증 뇌병변 장애인을 수개월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활동지원사(본보 5월 12일자 4면 보도)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5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장애인 유사성행위와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신상정보 10년간 공개 및 고지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10년간 취업제한, 7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80시간 성폭력치료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뇌병변장애인 B씨의 활동지원사였던 A씨는 2020년 1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B씨를 강제추행하고, 여러 차례 유사성행위를 시도하거나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노트북 카메라로 촬영한 피해 증거를 모아 지난해 6월 A씨를 고소했다.

B씨는 폭행으로 골반뼈가 괴사됐지만, 피해 사실을 증언하기 위해 지난 5월 10일, 휠체어에 다리를 묶은 채 직접 법정에 출석했다.

A씨는 증거가 명백한 부분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나머지 범행은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신체장애로 일상생활에는 제약이 있으나 구두로 의사소통할 수 있고 인지능력은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고, 피해 일시를 기억해서 특정하는 게 이례적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며 "수사 과정에서부터 법정에 출석해 진술하기까지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신빙성도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장애 활동 기관에 소속된 활동지원사로서 장애인을 보호해야 함에도 신뢰를 저버리고 범행했다"며 "횟수가 적지 않고 추행 정도도 무겁다"며 "피해자가 겪었을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매우 크고, 그 가족도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며 "피고인은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판시했다.

선고 이후 장애인 단체들은 춘천지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뇌병변장애를 가진 피해자는 피해를 증명하고자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가해자는 한 번의 반성이나 용서받으려는 의지가 없었다"며 "피고인이 항소할 수 있는 만큼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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