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호저면 산현리 칠봉체육공원 주차장. 하얀 비닐봉지를 매단 드론 1대가 빗줄기를 뜷고 솟구쳐 올랐다. 상공에 띄워진 드론은 곧바로 흙탕물이 거칠게 흘러가는 하천을 넘어 체육공원 잔디밭으로 향했다.
“약 꺼냈어?…잘 받았답니다!”
하천 건너편 주민과 통화를 하던 이무철(70) 이장이 신호하자 드론은 다시 날아와 체육공원 주차장에 안착했다. 발을 동동 구르며 이 모습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약이 무사히 전달됐다는 말에 한숨을 돌렸다.
폭우로 불어난 하천에 지난 8일부터 고립된 강영숙(여·59)씨가 자가키트로 코로나19 양성을 확인한 것은 전날 밤.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졌지만 갑작스레 갇힌 상황에서 약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결국 이날 새벽 강씨는 급하게 도움을 청했다.
고심하던 주민들은 농약을 뿌릴 때 사용되던 농업용 드론을 떠올렸고 요청을 받은 원주농협은 드론팀을 급파했다. 강씨는 연신 고맙다는 말을 헸다.
강씨는 “자가키트 두 줄을 본 순간 ‘병원을 갈 수도 없고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에 눈앞이 캄캄하더라”며 “비 때문에 집에 혼자 고립된 상태에서 갑자기 아파 무서웠는데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이 이장은 “원주농협, 호저면사무소가 내 일처럼 발 벗고 나서 줘 신속히 약을 전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하루빨리 고립된 주민들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