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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의 늪’에 빠진 2030 … 평균 4년간 1억원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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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 20대 상담자 305명 분석
군인 > 직장인 > 대학생 순, 불법 스포츠 도박 최다
사기 범죄 빠지기도 … "도박 예방 교육 확대 시급"

사진=연합뉴스

강원지역 대학에 재학 중인 A씨는 온라인 도박으로 3,500만원의 빚이 생기면서 현재 자퇴까지 고민 중이다. 친구들에게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하면서 부정적 평판이 잇따랐고, 정상적인 학교 생활도 어렵게 됐다.

A씨가 처음으로 도박에 빠진 건 고등학교 2학년 재학 시절. 친구들이 "스마트폰 게임"이라며 권유한 바카라, 사다리 등으로 불법 온라인 도박을 접했고, 대학생이 된 이후에는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법 사채까지 손을 댈 정도로 빠졌다.

A씨는 지난해 연말, 부모님께 "다시는 도박을 안하겠다"고 약속했고, 부모님은 도박 빚 3,500만원을 갚아줬다. 하지만 A씨는 헤어나지 못했고, 결국 상담 기관을 찾았다.

20대, 30대들의 온라인 도박 중독 문제가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 도박 빚을 감당할 수 없어 개인 회생을 신청하거나, 범죄에 빠지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강원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가 최근 4년간(2019년~2022년) 센터를 방문한 20대 상담자 305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 도박 기간은 2019년까지만 해도 3년 5개월(41개월)이었지만, 올해는 4년 3개월(50개월)로 9개월 늘었다.

도박으로 인한 손실액은 2019년 1억1,000만원이었고, 올해는 9,700만원으로 평균 1억원 안팎이었다. 상담자를 신분별로 보면 군인이 56%(172명)로 가장 많았고, 직장인 28%(85명), 대학생 16%(48명) 순이었다. 도박 경로는 97%가 '온라인' 이었고, 불법 스포츠 도박이 가장 많았다.

온라인 도박으로 수억원대 빚을 진 2030 세대들이 손쉽게 빠지는 것은 남을 속여 돈을 가로채는 '사기 범죄'이다.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중고거래 사기를 벌여 149명을 속이고 1억2,500만원을 가로 챈 B(29)씨에 대해 최근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춘천지법은 중고거래 사기로 94명을 속여 3,000여만원을 챙기고, 이를 인터넷 도박으로 탕진한 C(28)씨에게 지난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문제는 이런 온라인 도박이 스마트폰에 익숙한 10대들에게도 손을 뻗치고 있다는 점이다. 강원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 게임 과다'로 상담을 한 사례는 도내 2,308건 있었다.

김영호 을지대 중독재활학과 교수는 "2030세대는 4명 중 1명이 가상 화폐에 투자하고 있을 정도로 사행성 문제가 심각하다"며 "대학 내 도박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인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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