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아빠는 밥빠 그래서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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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봉이 김선달, 최관용 시인

◇아빠는 밥빠 그래서 나빠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관용 시인이 '아빠는 밥빠 그래서 나빠'를 펴냈다. 그의 시(詩)를 읽고 나면 이미지는 사라져도 이야기는 남는다. 그의 시는 악보 위 음표처럼 자유롭게 언어 위를 헤엄친다. 책은 총 6부로 구성 돼 부제별로 각기 다른 의미를 담는다. 최 시인은 모든 시를 자신의 입맛대로 펼쳐낸다. 그래서 시를 읽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최 시인의 재치 있는 표현에 웃음 짓게 된다.

시집 제목부터가 그렇다. '아빠는 바빠'가 아닌 '밥빠'로 표현한 것은 밥벌이를 위해 아버지의 바쁨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그의 시 '詩씨의 돌'에는 평범한 시에서 볼 수 없는 'ㅍㅎㅎ.', '詩도 때도 없이 웃어대는 사람들 말만 듣고', '개詩발' 등 다양한 표현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지는 표현에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낯선 표현을 일부러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때는 최 시인의 교묘한 수법에 푹 빠져 출구를 찾을 수 없게 돼 버린다.

최 시인은 "시에서 말한 것보다 더 많은 고민과 걱정으로 시를 읽으려 한다면 아름다운 시의 꽃이 피어날 것"이라며 "이 시가 독자들에게 다시 써지고, 보다 아름답게 실천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전했다.

박제영 달아실 편집장은 "책을 읽는 내내 최관용이라는 몽달귀신에게, 현대판 봉이 김선달에게 홀려도 단단히 홀렸다. 최 시인은 끊임없이 익숙한 언어를 부수고 낯선 언어를 전략적으로 차용한다"고 말했다. 달아실 刊. 191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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