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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서기 앱 때문에…” 맛집, 아침부터 줄서도 허탕 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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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예약 가능한 ‘줄서기 앱’ 가맹점 급증
음식값 사전 지불 등으로 노쇼예방 효과
앱 모르는 사람들 그냥 갔다가 입장 못해
중·노년층 소외시키는 사례도 자주 발생

◇원격 줄서기 앱 화면에 춘천에 위치한 가맹점의 대기 예상시간이 표시돼 있다.

‘원격 줄서기 앱’을 통해 예약을 받는 음식점이 늘어나면서 앱을 이용하지 않는 손님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원격 줄서기 앱은 매장 방문을 희망하는 손님들이 앱을 통해 사전에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다.

줄서기 앱 ‘테이블링’에 따르면 강원도내 가맹점 수는 지난해 10월 첫 가맹점 등록을 시작으로 2일 현재 151개 업소가 가입했다. 음식값을 사전에 지불해야 예약이 가능한 ‘노쇼’ 예방기능까지 갖춰 음식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용자들도 식당앞에 줄을 서지 않고 사전에 시간 예약이 가능해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원격 줄서기 앱'을 모르는 식당 이용객들은 오랜시간 기다리고서도 순번이 뒤로 밀리는 등의 피해를 보고 있다.

결혼기념일 강릉의 한 음식점을 찾은 김모(49)씨는 “맛집이라고 소문이 나면서 전화예약도 받지 않아 아내와 함께 매장 오픈 40분전 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정작 매장 오픈과 맞춰 온 20대 커플이 먼저 식당 자리를 차지했다”며 “결혼 기념일에 아내를 40분 동안 줄을 서게 했던 내가 바보처럼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할머니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원주의 한 한식당을 찾았던 대학생 황모(23)씨도 “할머니와 함께 30분을 기다렸지만 줄서기 앱 이용객들에 밀려나 끝내 발걸음을 돌렸다”며 “다리가 아파 혼났다는 할머니 말씀에 줄서기 앱을 이용한 다른 손님들이 괜히 미워졌다”고 털어놨다.

일각에서는 무인 단말기인 키오스크에 이어 원격줄서기 앱 등 각종 디지털 관련 문화가 확산이 오히려 노년층을 비롯한 중장년층을 고립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선자 강원소비자연맹 회장은 “디지털 소외계층인 노년층 비율이 높은 강원도는 유관기관의 어르신 대상 디지털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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