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문화인터뷰] 판소리로 다시 태어난 '노인과 바다' 평창서 선보이는 소리꾼 이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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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음악제 4색 콘서트 11일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 올라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소리만으로 생생히 표현
"늘 궁금하고 매력적인 판소리…멈추지 않는 소리꾼 될 것"

◇소리꾼 이자람. 완성플레이그라운드 제공.

“노인을 통해 판소리꾼인 제 이야기를 건네고, 공연을 보는 모두의 삶을 건네 보고 싶어요.”

오는 11일 평창에서 '노인과 바다'를 선보이는 판소리 창작자이자 소리꾼 이자람의 이야기다. 그는 이날 대관령음악제 4색 콘서트 일환으로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를 판소리로 재창작한 작품을 펼친다.

강원도 최초 작품 공개를 앞두고 있는 이자람을 서면으로 먼저 만났다. 이자람은 4세 때 아버지 이규대씨와 불렀던 노래 ‘내 이름은 예솔이’로 유명세를 탔고 12세에 판소리에 입문, 최연소 춘향가 완창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이후 희곡이나 근현대 소설을 판소리의 다양한 소재와 형식으로 개발하는 작업을 꾸준하게 선보이고 있다. 그에게 왜 하필 '노인과 바다'였는지 물었다.

이자람은 “노인 산티아고는 평생 바다 위에서 자신의 일을 해왔지만, 바다의 일은 여전히 알 수 없고 그래서 매일을 새롭게 도전한다. 판소리를 훈련하고 만드는 제게는 그 일이 판소리처럼 느껴졌다. 더 크게는 우리네 인생처럼 느껴졌다"고 답했다.

작품은 그가 2019년 11월 두산아트센터에서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 신작으로 초연했다. 박지혜 연출가와 여신동 시노그래퍼, 고수 이준형과 함께한다. 줄거리는 쿠바의 작은 어촌 마을에 사는 한 노인 어부가 바다에 나간지 85일째 되는날, 커다란 청새치가 찾아오며 전개된다. 어부는 바다 깊은 곳의 청새치와 홀로 낚싯줄을 붙잡고 싸운다.

◇대관령음악제 '4色 콘서트' 일환으로 '이자람-노인과 바다'가 오는 11일 오후 7시30분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포스터 사진

노인이 청새치와 싸우듯, 매일 마음 속으로 판소리는 대체 무엇인지, 삶은 어떤 식으로 대해야 하는 대상인지 물으며 싸우고 있다는 이자람이 해답을 찾았는지 궁금했다.

그는 "답은 평생 달라질 것 같다. 지금의 제게 판소리는 참 매력적이고 고집스런, 제 삶의 중심을 이루는 예술이다. 관객을 만나는 일은 늘 망망대해에 나서듯 두렵고 설레는 일이다. 더불어 망망대해로 나설 수 있는 기회, 건강한 신체, 시간, 마음 등의 허락이 참 감사하다"며 "삶은 저도 매일 싸우는 중이라 답하기 어렵다. 삶이라는 숙제 앞에서는 그저 주어진 일상과 일들을 조용히 일구어 나가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판소리가 가진 '소리의 기술, 이야기 방식의 독특함, 사설 전달 방식의 독특함, 연극적 요소' 등 여러 요소에서의 전문성에 매번 탄복하는데, 그 때문에 판소리가 늘 매력적인 것 같다고도 짚었다.

이자람에게 강원도는 어떤 곳일까. 그는 "어려서 가족여행으로 해마다 찾는 곳이었고 대관령을 넘어다니는 길은 괜히 익숙하고 반가운 여정이다. 강원도는 진중하면서도 유쾌한, 앞으로 나서지 않으나 늘 그 곳에 있는 멋쟁이 어르신 같다"며 "늘 가고 싶었던 대관령음악제에 '노인과 바다'로 갈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지금 이 공연은 제철을 만난 음식처럼 좋은 상태다. 관객을 만나며 작품이 점점 좋은 방향으로 자라나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강원도의 기운으로 또 새로운 공기가 만들어질테니, 너무 기대되고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소리꾼 이자람. 완성플레이그라운드 제공.

그는 관객들에게는 "마지막 소리를 부를때는 아쉽기도 하고 동시에 또 한번 모두가 긍정적인 힘을 모아 한번의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 같아 충만하기도 하다. 판소리를 처음 보시는 분들, 혹은 '노인과 바다'를 처음 보시는 분들이 공연시간 동안 이야기 속으로 잘 들어오셔서 편안하고 재미있게 머물다 가시기를 바란다"는 말도 남겼다.

이자람은 판소리가 늘 궁금하고 끊임없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지금과 같이 세상의 일들과 판소리, 예술이 궁금하고 새롭기를 바란단다. '멈추지 않는 소리꾼'이 되고 싶다는 그가 싸우는 바다, 혹은 새롭게 맞닥뜨릴 바다는 11일 오후 7시30분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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