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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역사에서 배우는 리더십

이용춘 수필가

한때 “런던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에게”라고 편지 봉투에 쓰면 이 사람에게 배달되었다. 영국 총리를 두 번 지냈고,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며, 이 외에도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윈스턴 처칠이 바로 그다. 처칠은 2002년 영국의 대표적 공영방송사인 BBC가 영국인 1백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위대한 영국인 100명’에서 뉴턴과 셰익스피어 등을 제치고 1위로 뽑히기도 했다. 그의 불굴의 용기와 리더십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지금과 훨씬 다른 세상을 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처칠은 어린 시절 문제아였다. 학창 시절 생활기록부에는 “품행이 나쁘고 의욕과 야심이 없으며 친구들과 자주 다툴 뿐 아니라 상습적으로 지각한다. 성적도 나쁘나 영어와 역사 과목만은 잘한다.”로 적혔다. 처칠은 삼수 끝에 커트라인이 낮은 기병을 택해 사관학교 에 갈 수 있었다. 이때부터 처칠은 달라졌다. 역사책과 세계지도자들의 전기를 많이 읽고 역사적 상상력을 키웠다. 하위권으로 들어갔으나 150명 중 8등으로 졸업했다. 이후 많은 전쟁에 참전했으며, 마침내 1941년 영국 수상이 되었다. 처칠은 미국의 참전을 이끌고, 영국민을 단결시켜 연합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그러나 이어서 치러진 총선거에서 고용 증대, 복지 확대 등 장밋빛 공약을 내건 노동당에 패함으로써 수상직에서 물러났다. 노동당의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자 1951년 총선거에서 보수당이 승리함으로써 처칠은 다시 수상직에 올랐고, 1953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어린 시절 문제아였던 처칠이 세계 제2차대전을 연합국의 승리로 이끌고, 영국 수상을 두 차례나 역임하는 등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독서 특히 역사책을 많이 읽음으로써 통치술과 처세에 대한 교훈과 지혜를 얻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모택동의 삶은 책을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그는 “밥은 하루 안 먹어도 되고, 잠은 하루 안 자도 되지만 책은 하루라도 읽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을 정도로 책 읽기를 좋아했다. 모는 평생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그 어려운 대장정을 할 때도 수레에 책을 싣고 다니면서 읽었다. 장개석의 국민 정부군이 대만으로 철수하자 모가 북경에 입성했을 때 그의 가방에는 역사책『자치통감』과『사기』가 들어 있었다. 혹자는『논어』와『주역』등의 유교 경전을 탐독한 장개석이『자치통감』과『사기』,『삼국지』등의 역사서를 즐겨 읽은 모택동에게 천하를 빼앗겼다고도 평했다. 당 태종 이세민은 중국 역사상 가장 번성했던 당나라의 전성기를 연 최고의 위대한 황제로 꼽힌다.

그는 평소 세 개의 거울을 곁에 두고 자신을 비춰 보았다. 첫째는 구리로 만든 동감(銅鑑)이다. 동감으로 얼굴을 보고 마음을 가다듬었으며, 의관을 단정히 했다. 둘째는 사감(史鑑)이다. 역사에서 나라의 흥망성쇠와 왕조교체의 교훈을 반추했다. 셋째는 인감(人鑑)이다. 직언과 간언을 아끼지 않는 사람을 곁에 두어 세상 사는 이치를 배웠다. 동서고금을 떠나 훌륭한 리더들은 역사책 읽기를 즐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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