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언대]"미래를 예측한다는 것"

안찬주 미시령동서관통도로(주) 대표

입동이 지나고 단풍으로 물들었던 설악산은 붐비던 행락객이 줄면서 시들해지는 느낌이지만 아직 가을의 여운을 지니고 있다. 인제의 꽃축제, 용대리의 황태 축제 등이 관광객의 발걸음을 닿게 했고 덕분에 미시령힐링가도의 교통량이 다소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왔다. 미시령터널의 교통량은 휴가철과 단풍철이 되면 늘어나기는 하지만 국도변의 축제 영향도 있어 전년 동월 누적 대비 10월 말까지 8% 이상 늘어났다. 교통량 예측 잘못으로 지자체의 재정부담금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다소 위로가 된다.

최근 레고랜드 보증 문제로 매스컴이 어지럽다. SOC민간투자사업에 있어서도 정부와 계약을 믿고 투자한 장기투자는 ‘신뢰’가 민간자본을 유치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민간투자사업에서 최소운영수입보장이 없어진 지금도 해지시지급금이라는 제도가 존재하기에 금융권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2021년도 교통량과 통행료 수입에 대하여 강원도의 실사를 거쳐 부족분인 재정지원금을 주무관청에 제출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최소운영수입 보장으로 인해 재정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무관청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본 사업의 수익률을 보고 투자한 주주사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마음이 무겁다. 우리는 지난 2년간 발생했던 재정지원금을 소송을 통해서 받았기에 신청한 재정지원금을 정해진 기한내에 수령할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 돌이켜보면 재정지원금 지급 지연에 따른 이자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정책 판단에 대한 책임 때문에 통상 정부와 유관 조직들은 야기된 문제를 소송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어 유감스럽다.

국가의 교통망은 정부가 책임지고 건설해야 되지만 재정의 한계가 있으므로 민간의 자본을 끌어드렸고, 지금도 그 방법의 시각차로 설왕설래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초창기 민간투자사업이었던 이화령터널의 경우는 주무관청인 국토교통부가 매수하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 그러나 미시령터널이나 마창대교, 일산대교 등 지자체가 주무관청인 사업들은 재정적 여력으로 인해 장기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 그 해결책은 채권을 발행하여 매수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지방채의 한도로 인하여 승인받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인프라시설은 정부의 몫이다. 그러나 재정의 한계로 자자체가 주도하여 건설할 수 밖에 없었던 민간투자사업에 대하여 비용의 일부를 인프라 건설의 주역이 되어야 할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한다. 지자체는 운영기간을 연장하는 방법으로 부담을 나누는 것으로 사업재구조화하는 것이 해법이다. 이는 민간사업자에게 약속한 수익률을 지켜주는 것이고 향후 도내에 필요한 인프라를 조성하는데 민간 자본을 끌어내는 힘이 될 것이다. 강원특별자치도로 출발하는 시점에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난제들을 함께 해결하고 정쟁의 논리를 떠나 책임있는 자세를 가질 때 우리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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