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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당신에게 투명한 다정의 손길을 건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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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김지민 작가 춘천 개나리미술관 ‘검고 투명한 다정’

◇김지민 作 밤의 기분

사람 한 명 없는 한적한 도로를 바라보며 서있다. 덩그러니 놓인 교통 표지판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서있는 가로등. 쏟아지는 것이 별인지, 눈인지 확인할 수 없을 만큼 어둡지만 눈부신 밤이다.

새벽의 냄새가 가득한 시간대, 잠 못 드는 이들을 위해 김지민 작가는 오는 25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검고 투명한 다정’을 주제로 전시를 펼쳐 위로의 손길을 건넨다.

어둠이 조용히 내린 전시장 안을 들어서면 이곳이 낮인지, 밤인지, 새벽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내 그것은 중요하지 않게 된다. 어두워질 때 비로소 자신의 존재 가치를 드러내는 가로등과 별 그리고 달에 매료 돼 큰 위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둠이 짙게 깔린 곳에서 밝게 빛나는 것들은 사람들을 안전한 곳으로 인도한다. 뻥 뚫린 도로 위를 달리는 차에서 가로등은 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안내자가 된다. 그리고 이내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레 원했던 장소에 도달한 자신을 만날 수 있다.

◇김지민 作 밤의 기분

김 작가는 조용히 왔다가 사라지는 것들에서 느끼는 쓸쓸함을 17점의 작품에 담아 표현, 한 해의 마지막을 고요히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가로등의 인공적인 불빛에서 느끼는 따스함과 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눈은 가로등을 만나 빛난다. 빠르게 지나쳐가는 도로 위 풍경이 주는 이유 모를 안락함과 위안 역시 찰나의 순간이지만 느낄 수 있다.

김지민 작가는 “주변부에 가만히 놓였다 조용히 사라지는 것들에서 느끼는 쓸쓸함을 그림에 담았다. 한 해의 마지막을 고요히 마무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김 작가는 2022 신진 작가 공모 선정 작가로, 서울대와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 후 4회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서울시청과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에 작품이 소장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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