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가격 올리면 손님 끊기고 안 올리면 문닫을 판…외식업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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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물가에 강원 외식업계 침체 악순환 반복
안 오른 게 없는 재료값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 인상
그러나 음식값 비싸지자 찾아오는 손님 줄어 울상

◇1일 찾은 춘천 운교동 한 중화요리전문점. 이 가게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메뉴 가격을 500~1,000원씩 인상했다. / 김현아 기자

높은 물가에 강원도 내 외식업계의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재료값 상승에 따라 외식업체는 울며 겨자 먹기로 메뉴 가격을 올리고 서민들은 가격부담에 외식을 줄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일 오전 10시께 찾은 춘천 운교동의 한 중국집. 테이블 4개와 좌식룸 3개를 두고 홀을 운영 중인 사장 최모씨 부부는 직원 없이 점심 장사 준비에 한창이었다. 가게 중앙에 걸린 메뉴판은 스티커를 붙여 여러번 수정한 흔적이 역력했다. 짜장면은 4,500원이던 것이 지난해 500원씩 두 차례 인상해 5,500원이 됐다. 짬뽕은 6,000원에서 7,000원으로, 탕수육 소자는 1만6,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각각 올렸다.

최씨는 "가격은 많아야 1,000원 올리는 것이 고작인데, 식재료값은 전부 30% 이상 올라 감당이 안 된다"며 "그마저도 가격인상 이후 손님들이 짬뽕 대신 짜장면을 먹고, 탕수육 먹으려다 안 먹고 하니 수익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실제 주요 식자재 가격은 1년 새 크게 뛰었다. 지난해 이맘 때 4만8,000원 하던 식용유(18ℓ)는 6만8,000원으로 41%나 비싸졌다. 양파는 15㎏에 1만9,000원에서 2만9,000원이 됐고, 밀가루는 20㎏에 2만4,000원 하던 것이 3만원을 넘보고 있다. 가스비 역시 지난해 12월 20만원에서 1월 25만원으로 5만원 가량이 뛰었다.

◇물가상승과 경기침체 여파로 폐업한 춘천의 한식전문점.

춘천 옥천동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모(70)씨도 설 연휴 직후부터 제육쌈밥, 불고기, 김치찌개 가격을 각각 1,000원씩 인상했다. 천정부지 재료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져서다. 그러나 김씨는 "메뉴 11개 중 인상이 시급한 3개만 엄선해 가격을 올린 것인데도 테이블당 주문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푸념했다.

지난 1년 간 물가 상승을 견디지 못해 메뉴 가격을 인상한 식당은 한두 곳이 아니다.

강원물가정보에 따르면 2022년 1년 동안 도내 가격조사 외식품목 26개 가격이 모두 상승, 평균 인상률은 10.38%에 달했다. 소갈비가 20.48% 올라 인상폭이 가장 컸고, 이어 김밥(15.9%), 라면(15.2%), 자장면(14.6%) 순으로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외식비 상승은 소비감소로 이어지며 외식업계를 침체의 늪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들의 실질 소득 감소로 외식 소비 수요가 다시 제한되는 상황"이라며 "식재료 비용 상승에 따른 공급 위축이 동반되며 외식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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