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얼음판 녹을 위험에도 굳이 들어가 난방기 켜는 사람들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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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날씨에 강가와 호수의 얼음판 얇아져
전국의 강태공들 위험 무릅쓰고 호수 찾아와
얼음판 위에서 난방기구 켜고 라면 끓이기도
2~3월 얼음판 수난사고 총 68건·29명 구조

◇7일 춘천시 서면 현암리 의암호 인근에 출입금지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김준겸 기자

입춘(立春)을 지나면서 연일 낮 기온이 영상권을 기록하며 의암호와 북한강 등의 얼음이 얇아지고 있지만 빙어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의 발길은 여전해 안전사고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7일 오전 찾은 춘천시 서면 현암리 의암호. 호수로 내려가는 입구 인근에 출입금지 표지판이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10여명의 낚시꾼들이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얼음판에 자리를 잡고 빙어 낚시 삼매경에 한창이었다.

이곳의 얼음판은 가장자리에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쩍쩍 소리와 함께 금이 갈 정도로 빙판의 두께가 얇아져 있는 곳이다. 낚시꾼들의 근처에서 빙판 두께는 15㎝ 안팎으로 일반적인 얼음축제장의 빙판 안전 두께인 25㎝에 한참 못 미쳤다.

이곳에서 만난 김모(43·경기 가평)씨는 “두께가 20㎝ 이하인 얼음판은 언제든지 깨질 수 있다고 듣긴 했지만 빙어낚시를 해온 5년동안 아무런 사고도 나지 않았다”며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빙어낚시를 포기할 수는 없다. 얼음판 두께가 15㎝ 정도만 유지돼 있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암호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이모씨는 “주말이면 수십명의 낚시꾼들이 빙어낚시를 하러 몰려 온다”며 “일부 낚시꾼들은 얼음판 위에서 난방기구를 켜거나 버너로 라면을 끓여먹기도 해 언제 사고가 날지 몰라 불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7일 오전 춘천시 사북면 신포리 인근 호수에서 낚시꾼 30여명이 빙어잡이 삼매경에 빠져 있다.

이날 춘천 송암동, 사북면, 서면, 신북읍 일대의 강가와 호수에는 빙어잡이에 나선 60여명의 낚시꾼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위험천만한 낚시가 계속되면서 해마다 2~3월이면 수난사고도 속출하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3년간 2~3월에 발생한 얼음판 수난사고는 총 68건으로 이중 29명이 구조됐다.

지자체는 얼음판 수난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순찰에 나서고 있지만 권고에 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얼음판 두께가 얇은 강가와 호수에서 순찰을 돌고 있지만 낚시꾼들을 강제 퇴거시킬 법적 근거가 없어 권고에 그치고 있다”며 “주말 순찰을 강화하고 출입금지 현수막 추가 게시를 통해 얼음판 수난사고를 방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7일 춘천시 송암동 송암스포츠센터 인근에 호수 출입금지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사진=김준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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