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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우리 모두가 만난 적 있는 그 애, 소희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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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소희

현장 실습생의 사망 사건 다뤄
복직한 형사 그 자취를 쫓는데
프랑스 국제영화제 3관왕 수상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두 연인의 이별 과정 그린 작품
다른 사람과 연애하는 장면 소개
로맨스 영화 달리 이별에 ‘방점''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

‘사랑 이뤄주는 향수'' 소재 전개
아라 버스서 나는 향기에 두근
창수에 이끌려 조금씩 사랑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가운데 개봉을 미뤄 왔던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칸 영화제에서 초청받은 영화 ‘다음 소희’,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란의 연쇄살인 사건 기반의 ‘성스러운 거미’, 25년 만에 재개봉한 ‘타이타닉’, 일본 로맨스 영화 ‘네가 떨어뜨린 푸른 하늘’ 등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이 개봉해 있다. 이 가운데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다음 소희=2017년 1월 전주에서 대기업 통신회사의 콜센터로 현장 실습을 나갔던 고등학생이 3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영화는 이 실화를 기반으로 했다. 작품 속 춤을 좋아하는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김시은)는 졸업을 앞두고 현장 실습을 나가게 되면서 점차 변하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복직한 형사 ‘유진’(배두나)은 사건을 조사하던 중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그 자취를 쫓는데. 현장 실습생에게조차 실적에 대한 압박을 가하며 정당한 대우를 하지 않는 부조리한 현실에 대해 돌아보고 수많은 일터에서 만나는 이름들에 대해 생각게 하는 작품이다. 정주리 감독은 “누군가 다가갈 수 있다면, 어쩌면 달라질 수도 있다는 희망, 오직 그 희망을 생각해 보며 이 영화를 만들었다. 비록 그 아이는 가고 없지만 부디 영화 속에 소희로 살아남아 많은 이가 오래도록 기억하는 이름이 되길 바랐다”고 했다. 지난해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 상영됐으며 프랑스 아미앵국제영화제에서 3관왕을 수상하는 등 호평을 받았다. 138분. 15세 관람가.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이별을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될지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오래된 연인이 사랑하는 사람에서 아는 사람으로, 아는 사람에서 모르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이별 과정을 담았다. 몇 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준호’(이동휘)는 여자친구 ‘아영’(정은채)의 집에 얹혀살고 있다. 대학생 시절부터 함께해 온 두 사람은 서른이 넘어서도 함께다. 그러나 촉망받는 미술학도였던 아영은 준호를 위해 꿈을 접고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하며 생활비를 벌고, 점점 지쳐 간다. 두 사람은 헤어지기 전부터 이 관계가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이별을 택한다. 이후 아영이 재력을 갖춘 ‘경일’(강길우)을 만나고, 준호는 자유분방한 대학생 ‘안나’(정다은)와 연애를 하는 장면들도 소개된다. 형슬우 감독이 단편에 살을 붙여 장편으로 만들었다. 형 감독은 “연인들이 사랑하고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과정이 순차적으로 정리돼 있는 로맨스 영화와 달리 이별에 방점을 찍었다”고 했다. 103분. 12세 관람가.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사랑을 이뤄주는 마법의 향수’라는 소재로 전개된다. 각자의 이유로 연애를 포기한 남녀가 설렘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창수’(윤시윤)는 삶에 치여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 보고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말 한마디 못 붙여 본 남자다. 어느 날 낯선 이에게 받은 향수를 뿌리니 여자들이 달려든다. 가족에 치여 누굴 좋아해 본 적도 없는 ‘아라’(설인아)는 어느 날, 매일같이 타던 버스에서 나는 향기에 두근대기 시작한다. 창수에게 이끌린 아라는 서툴러도 조금씩 사랑을 키워 나간다. 그때 갑작스럽게 등장한 그의 전 애인 ‘제임스’(노상현)가 창수의 비밀을 폭로하는데. 영화는 사회와 경제적 압박으로 연애는 물론 결혼 등 많은 것을 포기해 버린 ‘N포세대’의 모습을 담았다. 배우 문지인이 아라의 친한 친구, 김영웅이 창수의 직장 상사인 자동차 판매 대리점 점장 역을 맡아 활약한다. 김수미는 출근 버스에 매일 타 있는 할머니로 깜짝 등장하며, 윤정수는 모두가 피하는 진상 고객으로 등장해 웃음을 선사한다. 108분. 15세 관람가.

이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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